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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Jan 09. 2020

생각의 고리


마음속에는 고리가 있다.

줄줄이 늘어선 생각의 고리들.

오늘도 어김없이 온 동네에서 모인 고리들이 마음에 걸릴 준비를 한다.


긴 침묵 끝에 모퉁이를 만난 생각이 휘어져 첫 고리가 된다.

무심히 과거로 떠간 생각들이 무거워져 두 번째 고리가 된다.

당신의 웃음소리가 동그란 모양을 하고서 마음 한복판을 지나가며 세 번째 고리가 된다.

늘 다니던 길, 그 길가의 하얀 목련도 고개를 숙이더니 네 번째 고리가 되려하고 있다.


하나하나의 고리는 서로 의지하며 생각을 계속 이어지게 한다.

그 끝에서 만난 무지개에 마지막 고리를 걸어 이쪽으로 끌어당겨 올 것을 기대하면서.

더는 다가설 수 없어서 서성이다가 끝자락을 놓치고 되돌아오더라도.

‘너는 다시 그리로 또 향해 갈 거야.’ 하고 믿어주면서.

 희망을 둥글게 말은 고리들을 끊임없이 나에게 건네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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