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 RIVER & ME
부모님 댁을 방문하면서 대학시절 읽었던 철학전집을 차에 실어 가져왔어요. 그리고 어젯밤 간만에 ‘플라톤’편을 집어 들었지요. 그런데 내가 아닌 누군가 책을 여러 번 펼친 흔적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어머니가 플라톤을?’
나는 신기해서 책을 이리 펼치고 저리 펼치며 흔적들을 조심조심 따라갔어요. 과연 따라간 곳곳마다 분명한 어머니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어요. 잘 마른 빨간 단풍잎 다수 발견!
오, 평생 꽃과 나무를 사랑하신 내 어머니.
플라톤의 이데아도 어머니 단풍잎한테는 쨉도 안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