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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May 19. 2020

도움이 필요한 눈

   

눈이 나빠졌습니다.

시간을 끌다가 끝내 안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잘 볼 수 있게 된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늘 거닐던 오솔길의 정겨운 나무들

그 파스텔톤 연두 잎들이 매력이었는데

안경을 쓰고 다시 보니

그 뽀얀 것이 켜켜이 먼지임을 알게 된 거지요.     


물론 이후의 제 세상은 분명해졌습니다.

멀리까지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름다웠습니다.

모든 것이 또렷해졌으므로

그 오랜 편두통도 사라졌습니다.

인사도 먼저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도움 받아 본 사람은 그 고마움도 잘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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