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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명찬 Nov 16. 2015

유클리드의 별에서

MOON RIVER & ME

아름다운 별을 여행 중입니다.

이 별 안에는 모든 것들이 살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꿈을 꾸며 얼굴이 빛납니다.

참, 오래 머물고 싶은 곳입니다.     


어느 날, 해 아래서 문득 보았습니다.

약속된 것처럼 반듯해 보이던 것들에게는

자신만의 그림자가 하나씩 있었습니다.     


선과 꼭짓점들을 움직이기 시작하면

세모가 동그라미가 되었다가

동그라미가 네모가 되었다가 합니다.


선과 꼭짓점들이 흔들릴 때에는

기쁨이 슬픔 되었다가

슬픔이 기쁨 되었다가 합니다.


때로는 어떤 지식과 지혜로도

실제 모습을 알 수 없는 모양의 그림자입니다.

세월 속에서, 그림자들은 촛불처럼 흔들립니다.     


태초에 어둠과 혼돈의 깊음 위에서

창조된 별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사람들은

빛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어 보입니다.

해와 달보다 나중에 태어났으므로,

처음부터 빛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로써, 이 별에서 산다는 것은

어둠에서 빛으로 가는 여정 자체입니다.

그간의 모든 규칙과 약속은

그 여정을 잊지 말자는 서로의 다짐입니다.         

 

기하학자 유클리드가 반듯하게 한 때 살던 곳,

실제 이름은 잘 아시다시피 ‘지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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