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상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글쓰기, 걷기, 그림 그리기 거기다 캘리그래피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2022년의 전반기를 보내면서 알차게 잘 살아왔다고 나름 뿌듯해했었다.
새해에 계획을 6개 정도 세웠었는데 모두 다 이뤘다. 태어나 계획대로 다 이룬 적이 있었던가?
처음인 것 같다.
특히 브런치 작가가 되고 열심히 글을 썼다.
글을 쓰려고 태어난 사람인 것처럼..
사실 글쓰기는 에너지가 엄청 드는 작업이다.
게다가 과거의 상처나 경험을 글로 풀어내는 건 특히 더 힘들 일이다.
5개월 동안 70개 가까운 글들을 미친 듯이 써댔다.
최근에 부부상담 케이스도 많아져서 이혼 위기에 있는 부부상담도 3 커플로 늘어났다.
이혼의 기로에 선 부부를 상담하는 건 개인상담보다 몇 배의 에너지가 들고 긴장도도 높다. 상담사의 한 마디가 그분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모든 에너지를 다해 그분들을 돕고 싶어 최선을 다해 상담하고 있다.
그런데 어제저녁 새로운 내담자 분과 상담을 하는데 집중이 안되었다. 얘기를 듣고 기록하는데 단어가 순간적으로 기억이 안 나서 적지를 못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는데..'
겨우 상담을 마치고 집에 와서 누웠는데 꼼짝도 하기 싫고 눈물이 갑자기 주르륵 흐르는 거다.
번아웃이 왔구나
참 열심히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무슨 복병이란 말인가!! 내가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초과해서 살았던 걸까?
생각해보니 심리상담을 한 지 10년이 넘었고 정신과 병원에서 상담한지는 7년, 내 센터를 오픈한지는 3년이 되었다.
상담을 하며 상담사인 게 너무 좋았고 상담이 가장 만족스럽고 의미 있는 일이라 느꼈는데 어제는
'아... 상담 그만 좀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올라오는 거다.
상담은 내담자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내담자의 감정이 침습된다"라고 한다.
그걸 잘 해소하는 게 상담사의 전문성이고
나름 잘 털어내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래서 안식년이 필요한 건가 보다. 쉬고 싶다.
1달 만이라도 아무 일 안 하고 놀고 싶다.
그런데도 난 아침 일찍 걸으러 나왔고 벤치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이번 주 토요일 휴가를 간다.
4박 5일이라도 푹 쉬면서 충전하고 오면 조금 나아지겠지...
돌아와서는 조금 덜 열심히 살고 일주일에 하루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널브러져 있어야겠다.
그래야 상담사로서의 삶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다 오겠습니다"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 '시골에서 1달 살기'를 꼭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