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의 과학에 대하여
정말 맛있는 튀김을 드셔 보신 분이라면 완벽한 튀김이 주는 가볍고 바싹한 튀김옷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집에 만들어보기 위해서 유튜브 영상도 보고 레시피도 다 찾아보니 꽤나 만들기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겨우 용기를 내 튀깁옷을 만들고 재료에 발라 튀겨보니, 어우 정말 못 먹을 정도네요.
단순하게 물, 밀가루, 계란만 이용해서 완벽한 튀김을 만드는 것도 물론 가능하지만, 연습을 많이 해보지 않으면 기름지고 질긴 튀김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맛있고 바싹한 튀김을 만들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과학과 함께라면 여러분도 어렵지 않게 맛있는 튀김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튀김이 기름지고 질기게 완성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글루텐과 끓는점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튀김에 이용할 수 있을까요?
첫째로, 글루텐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물질이 아닙니다. 글루텐은 오로지 밀가루와 물이 섞였을 때 생성됩니다. 밀가루 안의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물과 섞이면 조직이 풀려나 서로에 엉켜 글루텐이 생성됩니다. 글루텐은 고물같이 늘어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빵을 만들 때 중요한 역할을 하긴 하지만, 맛있는 튀김에는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글루텐 조직은 지방과 수분을 머금고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튀김을 만들 때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물질입니다.
다음으로, 튀김가루에 섞는 물의 끓는점은 자연스럽게 섭씨 100도가 됩니다. 이 물이 증발이 되면서 튀김이 바싹해지는 것이죠. 이게 대체 뭐가 문제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섭씨 100도는 알코올의 끓는점인 섭씨 78.4에 비하면 엄청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레시피에서 알코올로 보드카를 이용한 이유는 40% 혹은 50%의 비교적 높은 알코올 함량을 지니고 있고,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싸고, 맛이나 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튀김옷의 맛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끓는점이 낮다는 것은 액체가 더 빨리 증발되어 튀김이 더 빨리 바싹해지고 기름 안에 있는 시간이 단축됩니다. 게다가, 전에 언급했듯이 글루텐은 밀가루와 물이 섞였을 때 생성됩니다. 알코올은 액체이긴 하지만 물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드카를 넣은 튀김 옷은 물을 섞은 튀김 옷보다 적은 글루텐이 생성됩니다.
다음에 튀김을 만들 때는 물을 버리고 보드카를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결과가 기가 막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