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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숲 Jan 12. 2016

부엌 속의 과학 1화

튀김의 과학에 대하여



정말 맛있는 튀김을 드셔 보신 분이라면 완벽한 튀김이 주는 가볍고 바싹한 튀김옷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집에 만들어보기 위해서 유튜브 영상도 보고 레시피도 다 찾아보니 꽤나 만들기 어려운 것 같기도 합니다. 겨우 용기를 내 튀깁옷을 만들고 재료에 발라 튀겨보니, 어우 정말 못 먹을 정도네요.



단순하게 물, 밀가루, 계란만 이용해서 완벽한 튀김을 만드는 것도 물론 가능하지만, 연습을 많이 해보지 않으면 기름지고 질긴 튀김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맛있고 바싹한 튀김을 만들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과학과 함께라면 여러분도 어렵지 않게 맛있는 튀김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튀김이 기름지고 질기게 완성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글루텐과  끓는점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튀김에 이용할 수 있을까요?


첫째로, 글루텐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물질이 아닙니다. 글루텐은 오로지 밀가루와 물이 섞였을 때 생성됩니다. 밀가루 안의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물과 섞이면 조직이 풀려나 서로에 엉켜 글루텐이 생성됩니다. 글루텐은 고물같이 늘어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빵을 만들 때 중요한 역할을 하긴 하지만, 맛있는 튀김에는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글루텐 조직은 지방과 수분을 머금고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튀김을 만들 때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물질입니다. 



Glutenin and Gliadin tangle up together to form gluten.


다음으로, 튀김가루에 섞는 물의 끓는점은 자연스럽게 섭씨 100도가 됩니다. 이 물이 증발이 되면서 튀김이 바싹해지는 것이죠. 이게 대체 뭐가 문제냐고 하실 수도 있지만 섭씨 100도는 알코올의 끓는점인 섭씨 78.4에 비하면 엄청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레시피에서 알코올로 보드카를 이용한 이유는 40% 혹은 50%의 비교적 높은 알코올 함량을 지니고 있고,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 싸고, 맛이나 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튀김옷의 맛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끓는점이 낮다는 것은 액체가 더 빨리 증발되어 튀김이 더 빨리 바싹해지고 기름 안에 있는 시간이 단축됩니다. 게다가, 전에 언급했듯이 글루텐은 밀가루와 물이 섞였을 때 생성됩니다. 알코올은 액체이긴 하지만 물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드카를 넣은 튀김 옷은 물을 섞은 튀김 옷보다 적은 글루텐이 생성됩니다. 


다음에 튀김을 만들 때는 물을 버리고 보드카를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결과가 기가 막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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