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4월의 교훈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어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차라리 겨울에 우린 따뜻했다.
망각의 눈이 온 땅을 덮고,
마른 줄기로 가냘픈 생명만
유지했으니.
T.S.엘리엇
올해도 어김없이 4월이 다가온다. 차라리 망각이 행복할지도 모르는 어느 해의 잔인한 4월, 아직도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월호 사건이 있었다.
피지 못하고 시들은 수많은 꽃봉오리들, 무고한 생명을 삼킨 비정한 배가 인양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마치 거대한 괴물처럼 모습을 드러낸 배는 잠든 기억을 일깨워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형언하기 어려운 슬픔을 안겨주었다.
엘리엇의 시가 전쟁을 겪은 후 황폐해진 문명과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면, 세월호의 비극은 공감능력 부재로 인한 이기심과 탐욕에 물든 사회의 모습을 담았다.
우리 사회를 비극으로 몰아가는 공감능력의 상실은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무감각하고, 그에 대한 죄책감과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만 살려고 승객을 버려두고 달아난 비겁한 선장과 선원, 눈앞의 이익과 탐욕에 찌든 선주와 무책임한 관리자들, 희생자 구조에 무능함을 드러낸 정부 등 곳곳에 있었다.
공감능력 상실은 물질만이 최고의 가치가 돼 버린 사회에서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 의식의 결여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이기적인 사고에서 기인돴다.
바른 인격이 형성돼야 할 청소년기에 입시만을 강요하고, 인성교육을 무시하는 현 교육의 횡포는 그들을 가해자이자 희생자로 만든다. 만약 그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의 지도자가 된다면 소통과 공감능력 상실로 또 다른 세월호의 비극을 재현할 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제 다시는 어처구니 없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4월의 비극을 가슴에 새겨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이세상 어디에도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