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부아르도 마르쿠스도 그랬다니
늦잠에 축복 있으라
철학자들은 다른 모든 것에 대해 그러하듯 아침에 대해서도 둘로 나뉘었다. 니체는 동틀 무렵에 일어나 얼굴에 차가운 물을 끼얹고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신 다음 오전 11시까지 일했다. 이마누엘 칸트는 이런 니체를 게으름뱅이로 보이게 한다. 칸트는 쾨니히스베르크의 하늘이 아직 잉크처럼 새까만 오전 5시에 일어나 묽은 차를 한 잔 마시고 파이프 담배를 더도 덜도 아닌 딱 한 대 피운 다음 일에 착수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오전 10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그녀에게 축복을)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아아, 커피가 발명되기 약 1200년 전에 태어난 마르쿠스는 그러한 사치를 누리지 못했다(전세계 1/5인구의 대제국을 지배한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었다. 침대에서 미적거렸고, 낮잠을 잔 뒤 오후에 대부분의 일을 처리했다. 그는 평생 늦잠을 잤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음, 김하현 옮김, 어크로스, 2021, 23~25쪽.
그러니 입춘 이후 마당 동산의 매화들이
아침마다 화들짝 피어나고
벌들이 윙윙 자신의 꿀통을 채우러 날아들어도
짐짓 모른 척 잠들어 있는 것!
이라 위안하며 아침 이불을 끌어올리는 아아,
아직은 겨울방학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