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어학연수 레벨테스트 첫날
2025.1.6 월
“더 늦기 전에 애들이랑 어학연수 갔다 오는 게 어때?”
남편은 포기하지 않고 여러 번 권해주었다. 작년 핀란드로 혼자 5일 여행을 갔다 오며 ‘영어를 배워야겠구나!’ 싶었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했던 영어 공부에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되었다. 이번 어학연수의 첫 번째 목적은 예비고 2가 되는 큰 아이 영어 공부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초등학교 5학년 둘째 영어 공부, 그다음 나의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함이다.
우리는 그동안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석사 논문 영어초록도 번역기로 돌렸었는데, 이제 와서 영어에 집중하게 될 줄 몰랐다. 큰 아이도 둘째도 눈높이 영어, 학교 공부 외에는 별다른 영어 공부를 시키지 않았다. 아마도 우리는 어학원에서 바닥성적을 담당하게 되리라 예상했다.
하루 만에 벼락치기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토요일 새벽에 도착해서, 일요일 하루종일 숙소 옆 몰에서 놀았다. 전층 구경도 하고 스타벅스 커피도 마셨다. 이곳 카페라떼는 우리와 맛이 다르다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우유가 우리와 달라서라고.
월요일 아침, 어학원에서 보내준 차량을 타고 아이 둘과 나 모두 이동했다. 이곳은 다양한 루트로 신청해서 오게 된다는 걸 오늘 알게 되었다. 일단 숙소는 두 가지다. 어학원 내 기숙사(자녀만 신청가능, 가족팀도 있음) 거주하거나 나와 아이들처럼 외부 숙소(어학원과 연계된 곳) 중 선택가능하다. 사실 두 곳 중 고민했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있게 마련이다. 숙소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소개하려 할 예정이다.
오늘은 레벨테스트와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이었다. 기숙사를 이용하는 패키지는 6주 프로그램이고 우리는 4주 프로그램이었다. 6주 신청하신 어머님들은 여름방학즈음 신청했는데, 당시 다른 곳은 마감된 곳이 많았다고 했다. 마음에 드는 곳에 가려면 거의 1년 전에 신청하는 분위기라고 전해주었다. 나는 10월 말경에 신청했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중간에 기숙사가 한 방 비는 바람에 고민할 기회가 주어졌던 것이다. 지금 숙소 옆에는 새로 생긴 쇼핑몰이 있어서 최종선택을 했다. 장단점이 있었다.
우리 셋은 각각 다른 교실로 배정받았다. 나는 210호로 이동했는데, 외부 숙소를 이용하는 경우 보호자 수업은 추가요금을 내야 했다. 기숙사를 이용하는 분들은 패키지 안에 보호자 영어수업이 필수라고 했었다. 금액을 물어보지 않았지만, 4주와 6주라서 비교할 수 없었다. 총 7명이 자의로 타의로 영어공부를 위해서 좁은 교실에 앉아있었다.
첫 테스트를 쓰기였다. 세상에, 영어 작문을 시킬 줄 몰랐다. 제시문은 이랬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내 아이 둘도 각 방에서 이 당혹스러움을 경험하고 있겠지 싶었다. 그 후 1:1 말하기 테스트도 거쳤다. 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머릿속에 한국말은 가득한데, 영어로 번역하느라 낑낑거렸다. 결국 더듬더듬 이상한 문장들이 튀어나왔고, 결국 선생님은 “릴렉스”를 말하셨다.
내가 영어 공부를 하고 싶은 이유는 명확하고, 목표도 있는데 지금 현재 내 상태가 ‘0’인 상황이었다.
‘그래, 마음먹고 여기까지 온 게 어디인가?’
생각했다. 내일부터 제대로 된 수업을 시작한다.
나도 나를 테스트하는 기간이기에, 관찰을 위해서 한 달을 기록하고자 한다.
첫째는 9시 귀가했는데, 읽기, 말하기, 쓰기, 듣기 테스트를 했다고 한다. “Not B ad.”
둘째도 4가지 시험을 쳤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나는 갈 길이 멀다고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