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지?”

세부 어학연수 둘째 날

by 스타티스

2025.1.7 화


오기 전에 세부의 날씨를 확인했을 때, 흐림 또는 비였다. 막상 와서 보니 맑았다. 일, 월, 화 맑은 하늘을 구경할 수 있었다.

어학연수에 대한 내 마음도 그랬다. 새로운 환경에 아이들과 가서 어떻게 적응할지 걱정되는 마음이 컸다. 3일 차 되자, 이미 적응된 내 모습이 보였다. 날씨처럼 가끔 비가 오는 날도 있겠지만, 이렇게 한 달을 보내고 나면, 영어에 대한 내 태도가 달라질 거라 기대하게 된다.


어제 레벨테스트를 끝내고, 오늘은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나는 하루 3시간(50분씩 3타임) 1:1 수업이 있다. 과외도 한번 받아본 적 없는데, 일대일 수업이라니 첫 시간은 어색했다. 또한 영어 듣기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니까, 집중하는데 에너지가 들었다. 50분 수업했는데, 배가 꼬르륵거린다. 아직 2시간이 더 남았다. 둘째는 이 상황이 몹시 힘들어하는 눈치다. 일단 영어에 대한 노출이 가장 적었고, 일대일로 누군가와 한 방에서 이렇게 오래 같이 있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 시간표는 그룹수업도 있기 때문에 둘째가 얼마나 잘 지낼까 고민이 된다. 한편으로는 보호자 수업을 신청해서 아이를 점심시간 만이라도 케어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첫 질문은 그랬다.

“여기에 왜 공부하러 왔나요?”이다.

나는 여기에 왜 공부하러 왔을까. 대답은 했지만 계속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누가 볼지도 모르는 이 공간에 내가 목표를 적을 수 있을 만큼 나를 신뢰하고 있는가? 이 부분은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


나는 보호자 수업이라 3시간만 했는데도 진이 빠졌다. 아이들은 일대일, 그룹 수업 합쳐서 8시간 연강으로 수업한다. 내가 경험해 보니, 숙소로 돌아오면 무조건 수고했다고 칭찬해주어야지 싶었다. 그리고 실천했다.


3시 하교 후, 오이, 토마토, 배, 망고를 사서 저녁으로 먹었고, 아이들은 어학원에서 저녁도 먹고 귀가했다. 수업이 끝인 줄 알았는데, 숙제도 있다.


현지시간 9:55분, 아직 숙제 중이다.


둘째는 사람들이 왜 영어공부를 하는지 알 거 같다고 한다. 첫째는 리딩은 생각보다 레벨이 높았고, 어여쁜 베트남 학생인 언니도 사귀어서 기분 좋다고.


내가 아이들에게 바랬던 건,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었다. 그건 도착 3일 만에 이미 이루어진 거 같다.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덤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셋 다 영어로 듣고 말하느라 힘든 둘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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