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갔다 와.”

돌봄과 성취 그 중간즈음에 대하여

by 스타티스

2025.1.8 수


아침 9시 10분, 숙소 1층 대기실이 북적인다. 어학원에서는 오전에 세 타임 차량 운행을 한다. 7시 몇 분 타임, 8시 30분 타임, 9시 10분 타임이다. 첫째는 8시 30분 차량을 이용하고, 둘째와 나는 9시 10분 차를 이용한다. 가족형 연수를 선택한 분들이 대부분 9시 10분 차량을 이용하는데, 오랜만에 유치원 차 헤어질 때 그 느낌이 기억난다. 두 아이가 십 대이다 보니, 그때가 언제 인지 가물가물했다. 어학연수를 오는 학생들 연령대는 다양하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나처럼 성인도 있다.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성인들은 보호자이다. 그중 우리 숙소에서 수업 듣는 분들은 나 포함해서 단 3명이다. 다른 보호자들은 아침마다 떠나는 차량을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든다.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본다.



한 분은 보호자 수업을 듣고 싶어 했다. 하지만 둘째가 4살이라, 혼자 둘 수가 없기에 큰아이만 수업을 보냈다. 슬쩍 물어보니, 성격 기질 검사(TCI)에서 자극추구가 높은 분이셨다. 나도 호기심이 많아서 자극추구 항목 점수가 높게 나온다. 보호자 수업에 만족하고 있다. 새로운 텍스트와 내용을 읽는다. 이틀째라서 실력이 느는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텍스트를 만나는 건 즐거운 일이다.


어떤 분은 배우자가 신청해서 수업을 듣는다고 하셨다. 가족끼리 영어권 나라에 여행을 다녀오셔서 일상 영어회화는 나보다 나았다. 그건 여행 경험 때문일까. 혼자 생각해 본다. 혹시 내 마인드 차이가 아니었을까.


학교 다닐 때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여행을 가보니 나는 꿀 먹은 벙어리였다. 어떤 생각을 하든 표현할 수 없다면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까.


한국에서 나는 생각한 것을 상대에게 잘 전달하는 과정을 다루는 직업이었다. 한국어로 하는데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기본적인 생활 자체를 영어문장으로 전달해야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환경에서 작은 효능감을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


영어를 접하는 순간(일상 대화 듣기와 말하기)마다 좌절감을 겪었기에 잘하는 영역에서 일단 자신감을 얻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레벨테스트 결과는 역시나 바닥이었다. 레벨 1이었다. 하지만 수업을 해보니 단어는 레벨 2단계 빨리 끝났다. 3단계 책으로 바꾸기로 했다. 약간의 자신감을 얻었다.

그다음 한 문장씩 연습해서 일상생활(마트, 카페 등)에서 적용해 보기로 했다.


학습은 감정과 연결되기에.


주변의 응원은 아이의 학습에 도움이 될까. 이 부분은 논문 결과를 더 찾아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를 돌아보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했다. 일단 부모님의 응원은 부담만 되었다. 현재는 친구, 상담 동료들의 응원은 와닿는다.


‘나에게 얼마나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인가?’에 따라서 달라졌다. 내 친구들은 나에게 기대가 없다. 그러니 그들의 응원이 온전히 느껴졌다. 하지만 부모님은 다르다. 요즘은 뭔가 결과가 나오면 이야기하는 편이다. 아예 기대자체를 하시지 못하게 말이다.


오늘 아침, 아이들을 차량에 태워 보낸 부모님의 응원은 아이들에게 얼마나 가닿았을까.

하루 8시간을 영어로 대화하면 수업하는 아이들에게, 그들의 응원은 ‘기대’의 다른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나 또한 그런 ‘기대’의 눈빛으로 큰 아이를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나 자신’에게 과도한 기대를 하고 있구나!

이 또한 알아차리는 중이다.


점심때 만난 초5 아이 말,

“엄마 보고 싶다.”

“이모는 왜 맨날 여기 와요? “

“이모는 여기서 수업받아. “

그 아이 엄마도 수업을 너무 듣고 싶었는데, 둘째가 어려서 그러지 못했다. 엄청 아쉬워한다는 마음을 그 아이에게 전해주었다. 둘째를 가까이서 케어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는 나에게 젤 기대하는 중인가 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더 공부하고 싶은데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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