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내가 해주는 칭찬이 제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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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어젠 또 그렇게 우울했어요.
왜냐하면, 속도를 견딜 수 없었어요. 내가 생각하는 꿈과 이상은 저어기에 있거든요.
근데 난 아직도 여기에요. 그 흔한 자전거도 없이 맨발로 얼마나 더 걸어야 하나요?
내가 선망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 저기 올림푸스 꼭대기에서 하프를 켜면서 포도송이를 따먹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뭉쳐지지 않는 눈을 하루 종일 뭉치고 있는 기분이에요. 시지프스도 아니고.
이젠 이런 생각도 그만하고 싶어요 정말.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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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지 말한 그녀는 1분쯤 가만히 앉아있다가, 갑자기 앉아있던 갈색 가죽 의자를 박차고 벌떡 일어나
"아 꺼져! 다 꺼져! 걱정 같은 거 다 꺼져!"
하고 외치고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방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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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이 작은 상담실보다야 바깥이 좀 더 즐겁잖아요? 오늘은 마침 날씨도 쾌청하고요, 잎도 푸르고, 고양이들도 산책을 많이 나왔더라구요. 아마 이 밤바람이 이미 그녀의 기분을 풀어줬을 거예요. 언젠가 그녀가 말했어요. 영상 19도의 바람을 좋아한다구요. 이 계절이라 참 다행이긴 해요. 한겨울이면 어쩔뻔했어요? 눈이라도 왔으면요? 뛰쳐나가 놓고서는 금방 다시 돌아와, 수족냉증 때문에 발이 시렵다거나, 뭉쳐지지도 않는 눈 타령하다 나갔는데 바깥에 잔뜩 눈이 쌓여있어 부아가 치민다고 짜증을 부리거나, 그랬을 거예요 아마.
그나저나, 그 친구 그러고도 다시 글을 쓰고 이것저것 뭘 만들 궁리를 하는 것 같던데. 꽤 기특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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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지금 내 말을 듣고 있을 거예요. 웃고 있는 게 보여요. 그녀는 내가 해주는 칭찬을 제일 좋아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