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보다는 마음

관심종자에게 관심은 큰 힘이 됩니다

by 릴리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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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를 오물오물 먹던 그가 갑자기 물었다.


"렌즈 껴요?"

"아뇨."

" Your eyes are so big."

"응?"

"동공이 커요."

"네?"


'동공이 크다고? 상대방 동공의 크기가 한눈에 보이나? 그래?'

라는 궁금증이 들어 조금 가까이서 그의 동공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나의 행동이 얼굴이 그에게는 너무 위협적이었는지 그의 동공이 급격히 흔들렸고,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동공의 움직임은 목격했지만 크기는 확인할 길이 없어진 나는 그에게 물었다.


"동공 크기가 보여요?"

"검은 거, 눈에 검은 부분 말예요."

"아, 눈동자. 눈동자요?"

"아. 눈동자, 눈동자라고 하는구나."


나도 몰랐던 내 눈동자 크기에 대해 관심을 가져 준 그에게 어쩐지 좀 고마운 기분이 들어, 알려주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동공의 의미와 눈동자라는 단어를 몰랐던 것에 대해 무척 창피해하고 있었기에 그 말을 건넬 새가 없었다.

아니 그런데 고작 그 차이를 몰랐다고 그렇게 창피해하다니. 해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저만큼의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 모습에 내 동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그에게 건넸던 내 모든 가난한 영어를 거둬들이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He have not a seat." 같은 문장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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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공이든 눈동자든, have건 has건, 조그만 관심과 소소한 진심들은 사람의 마음과 동공을 떨리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과연 언어 보담은 언어 이전의 마음이 더욱 중헌 것을. 그러니 창피해하지 마시구려. 당신이 기울여주는 마음들 덕분에 내게 조금 더 생기가 생긴다오.


그러나 He 에는 has 라는 것을, 나는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소.. 너무 창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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