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한 냉장고 자석_ 1

신묘함을 믿으세요

by 릴리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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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자석? 그걸 엇다 써? 뒤에 병따개라도 붙어있으면 또 몰라."

그러던 내가 제주공항에서 냉장고 자석을 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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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자석을 내 돈 주고 처음 산 것은 2년 전.

대만에서 들어오는 길에 샀던 곰 모양의 자석인데,

'내가 이렇게 귀여운데 니가 안 산다고?'라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데다, 어쩐지 이 녀석을 데리고 오면 대만의 기억도 몽땅 다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 남은 동전을 털어 샀다.

그런데 정말로. 이 곰돌이의 검은 눈동자와 역 팔자 눈썹, 따로 노는 팔다리를 보고 있으면, 내가 이 녀석을 살까 말까 고민하며 서성였던 출국 직전 타오위안 공항의 매대에서부터, 저녁 비행기로 대만에 처음 발을 디디던 날의 쫄리던 마음까지 역순으로 떠오른다. 아, 냉장고 자석의 신묘함이여. 그 뒤론 즐거웠던 여행지에선 그 모든 추억을 소환해 줄 냉장고 자석을 꼭 사자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