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리슈슈 Oct 02. 2022

겨울싫어

겨울좋아



어느 북국의 깊은 시골에서 겨울을 두어  났었다.  그대로 ‘폐부를 찌르는공기와 ‘뼛속까지 스며드는추위를 보내고 무릎까지 올라오는 눈길을 헤치던 기억이 나쁘진 않았던지, 눈이 가득 쌓인 사진들을 보면 살벌했던 추위보다는    오두막 안의 따뜻함이 떠오른다.


검은 추위를 창 밖으로 바라보던, 모든 작은 생명은 잠들고 거대한 생명만 깨어서 눈을 나리고 눈을 쌓고 달을 띄우고 별을 흩뿌리던 모습을 나만, 우리만 몰래 지켜보는 듯 고요하고 오붓하던 하얗고 찬 시간들.


겨울은 멀었고 막상 겨울이 오면 김밥처럼 롱 패딩을 둘러 감고 자전거도 못 탄다며 구시렁대겠지만

문득 그리워할 수 있는 겨울이 있다는 것이 좋다.

책장 어느 구석 나도 모르게 끼워져 있던 오래된 여행 엽서처럼, 있는지도 몰랐던 기억, 발견한 순간 나를 그 시절로 데려가는 엽서 같은 기억이 있다는 것이.


출처를 찾을 수 없는 스위스의 어느 밤.






#겨울

#겨울이오고있다

#단정한100일의반복


작가의 이전글 라면 먹을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