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사람의 이상한 소통법

내향적이지만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어

by 플로쌤

나는 일대일로 대화를 오래 나누고 나면 마치 배터리가 방전된 것처럼 축 늘어진다. 전화는 1분 이상이면 듣는데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직접 마주 보며 얘기하는 건 5분이 길게 느껴진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면 '기가 빨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할 만큼 상대와 긴 소통의 시간이 어렵다.

대신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책을 읽고 명상하는 시간은 나에게 휴식은 물론 즐거움과 에너지를 준다. 내 집 현관문 밖에서의 시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타인과의 밀접한 교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의무적으로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처럼 느끼기에 에너지 소모가 큰 것이다. (단, 독서와 글쓰기로 만난 지인들과는 그 무게의 크기가 아주 작다.)


그런데, 일대일이 아닌 소규모 그룹 앞에 나서서 이야기하는 건 훨씬 편안함을 느낀다.

예를 들어 단도박모임에서 토론 사회를 본다던가, 고전독서모임에서 의견 나누는 건 힘이 별로 안 든다. 타인에게 내 생각과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 나만의 독특한 메커니즘이 있는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건 내 목표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독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고, 두 번째 책을 쓰고자 하는 나에게 이 성향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글쓰기는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에너지를 응축시키는 과정이고, 출판된 책이나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독자들에게 나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소규모 그룹 앞'에서의 확장된 대화니까 말이다.


나는 거리를 두고 소통할 때 가장 나다운 것 같다. 직접적인 에너지 교환 없이, 글이라는 매개로 생각을 나누는 것. 이게 내가 찾은, 나를 소진시키지 않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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