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여행작품전 관람기

by 흐르는물

이런 전시를 여행을 소재로 한 전시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여행 후 작가들의 소감을 담은 작품전이라고 해야 할까. 정확한 표현은 어렵지만 매년 작가들이 세계를 여행하고 나서 작품을 만들어 전시를 한다. 어반스케치가 아니다. 작가의 작품 속에 여행의 감성이 담겨있다. 작품마다 여행지의 모습이 느껴진다. 색감에서 풍경에서 작은 변화가 작품 전체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며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떠나는 작가들의 여행은 우여곡절이 많지만 작품을 하는데 신선한 활력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행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여행 작품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작가들이 자신의 세계에 변화를 주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즉 여행의 감성이 작품 속에서 충분해 드러난다. 여행 초기에 보이던 약간은 이질적인 느낌이 사라지고 자신의 작품 속에 감정과 색을 담아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표현 속에 담겨있는 정서는 작가의 또 다른 모습을 찾게 한다. 이것은 벌써 9번째 여행작품전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미술재단 소속작가들의 현재 상황이다.


여행은 누구에게나 추억이고 삶의 소중한 경험이다. 그 과정에서 보고 느낌으로 배우는 것은 직접적인 체험으로 오래 남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 떨어져 나가는 이미지와 감정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 흔적이 자신을 일깨우고 있다. 결국 여행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환경과 정서적인 문화와 사회 공간을 벗어나는 것이다. 새롭게 맞이하는 환경이 주는 영향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가져온다. 특히 어렸을 때 보는 것과 성장 후 접하는 차이는 표현되기 어려울 정도로 클 수도 있다. 하나의 사물을 보고 들어도 그 수용하는 능력의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항상 새로움을 접하며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고 변화를 추구하는 이에게는 여행 만한 것도 없다. 현실적으로 여행이 어려운 경우 대안이 바로 책이 되는 것이고 수많은 영상이 되기도 하지만, 온몸으로 감정을 모두 실어 자신을 일깨우는 직접 체험에 비례하겠는가. 여기서 카프 작가들의 여행이 단순한 해외 나들이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작품 변화와 작업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그것이 관람자에게 드러나는 긍정적인 변화의 의미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과거 유럽 사람들이 아프리카나 아시아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받았던 충격은 작품 속에서도 드러난다. 특히 일본의 도자기와 우끼요에를 접하며 새로운 미적 세계를 경험했던 화가들은 다양한 실험적 작품을 남기며 자신의 작품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것은 실로 대단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묘사하는 기술적인 방법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자신과 다름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시선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듯 새로운 세상과 만남 자체는 신규문화와 만남이며 정서적 가치변화의 계기가 된다. 누구에게나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다. 오늘 전시된 작품이 단순히 여행의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작가들이 가졌던 의문과 확신, 상상이 가져온 결과를 새롭게 보여주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변화의 시도를 또 다른 이는 기존의 작품 속에 여행 시간 동안 느꼈던 감성을 녹여내는 작업을 할 것이다. 그것이 끝없이 성장하는 예술가의 변화를 드러내는 가치가 된다.


전시 프리뷰 때 어느 작가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여행을 통해 그곳 작가들의 작품색이 아름다운 이유를 알게 되었다.

노을이 그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한국에서 그렇게 아름다운 노을을 본 적이 없었다. 그것은 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


그들의 여행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보고 생각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감정의 흐름이 정제되는 순간 작품은 또 다른 변화를 보여줄 것이다. 결국 서로 닮고 닮으면서 자신의 스타일, 세계는 확장되는 것이다.


<20240402 아트버스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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