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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현실과 타협의 갈등속에서 자란다

예술이란

by 흐르는물

예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고통과 고뇌 속에 만들어진다. 기존 것에서 벗어나고 자신의 의지가 담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작업을 포기하고 자신의 의지를 내려놓는 이 가 수두룩하다. 그만큼 경쟁 치열한 분야다. 타인과 경쟁, 자신과 싸움에서 버텨내야 한다. 어느 조각가는 현실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잘못하면 조각이 공예품이 될 수 있다. "


그 말속에서 조각가로서 고민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서부터 작품이 팔려야 새로운 작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경제적인 문제까지 작업을 할 수 있는 뒷받침은 그렇지 못한 데서 오는 고민이다. 이것은 얼마 전 조각전에 출품했던 소품에서도 드러났다. 큰 작품을 작게 만들어 장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해서 판매하였는데 관객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통해 수입을 얻을 것인가 하는데서 그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잘못하면 조각품의 이미지가 던져지고 공예품처럼 실용성에 맞추어져 창조성을 잊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이런 고민은 많은 예술가들이 하고 있는 동류다. 당장의 현실 타파를 위해 스스로 자신과 타협할 것인가 그냥 밀고 나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다. 대작이나 추상 작업을 계속하고 싶으면서도 대중이 좋아하는 소품을 제작하거나 예쁜 꽃 그림을 그리는 작가도 있다. 그래야 작품이 팔리기 때문이다. 그런 이중적인 작업을 하면서 항상 갈등한다. 자기만의 작품을 하고 싶은 욕망에 대한 갈구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자신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을 것인가. 단편적인 시각이지만, 작가의 현실을 본다면 일정 부분 타협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든든한 후원자 없이 작업만 할 수 있는 여건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 결정과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작업을 포기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것보다 현실적이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그것은 타협이 아니라 그렇게 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어느 것 하나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또 다른 선택지를 버리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품을 더 잘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큰 조각을 하지만 그것을 데코레이션으로 하여 판매하면 대중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상품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조각가는 자신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소장할 수 있도록 에디션 상품을 제작하여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이것을 작가의 명예와 작품성을 따져 옳고 그름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홍보도 판매도 작품을 계속하고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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