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고 생각하면, 삶은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이제 좀 자리를 잡았나 싶을 때, 또 새로운 과제가 찾아온다.
돌이켜보면 늘 그랬다.
입사하고, 결혼하고, 주재원이 되고, 이직을 하고, 그리고 또다시 미국까지.
어떤 시점에는 “이제는 안정을 찾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조차도 다음 선택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떤 역할도 ‘완성형’은 없었다
회사원으로서도,
남편으로서도,
아버지로서도,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실수도 했고,
그 실수를 인정하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고,
나만 옳다고 믿었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경험이 많다고 해서 사람이 완성되는 건 아니라는 것.
경험은 오히려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더 많이 드러내기도 한다.
그래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성공, 그 이름 없는 좌표
한때는 ‘인정’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높은 자리, 좋은 평가, 숫자로 보이는 실적.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궁금하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미국에서의 생활은 내게 조금 더 삶의 우선순위를 들여다볼 여유를 주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이는 자유,
그리고 아이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일상.
지금의 나는 누군가가 정한 ‘성공’보다는
나와 내 가족이 의미 있게 여기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괜찮은 삶
사람들은 어떤 삶에는 ‘이름’을 붙이길 좋아한다.
이민, 성공, 실패, 커리어, 전환점.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이름들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
때로는 멈춰 서 있는 시간도 의미가 있고,
어떤 선택은 실패처럼 보여도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되며,
완전한 정답은 없고,
그저 조금씩 맞춰가는 과정이 계속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설계 중’이다
나는 아직 ‘정착’ 하지 않았다.
10년 정도의 계획으로 미국에 왔고,
아이의 진로에 따라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 중 어떤 것도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흐름 안에서 가족과 함께, 성장하며 살아가는 삶은 아직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삶에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살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