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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loyd의 음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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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Floyd 고종석 Mar 11. 2021

라디오 DJ, 바이닐 마니아 델리스파이스 윤준호

[음악과 삶] 라디오 DJ, 바이닐 마니아 윤준호와 함께 한 시간

윤준호와의 첫 만남은 월간 록킷(ROCKiT)의 기자로 근무하던 시기인 1997년이었고, 보다 근접해서 친분을 쌓을 수 있었던 계기는 2집 앨범을 제작하던 때였다. 초창기 록킷에는 기타리스트 이정선과 사하라의 인재홍, 박재홍, 송선영이 객원으로 글을 썼다. 본명을 사용했던 다른 객원 필자들과 달리 송선영은 노이즈가든의 기타를 담당하고 있던 윤병주의 가명이었다. 함께 잡지를 만들던 장은비 기자는 하이텔의 모던록소모임 회원으로 근무 중에도 잦은 접속을 하며 정보를 모으던 친구였다. 당시 그는 뮤지션들과도 곧잘 어울렸는데 그 상대는 모두 피시 통신 회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초창기 인디 신, 정확히 1990년대 대중음악계를 주름잡던 밴드 중에는 모던록소모임 출신이 적지 않았다. 노이즈가든과 언니네이발관, 코코어, 마이 앤트 메리 등이 대표적이며 델리 스파이스 역시 모던록소모임을 통해 결성된 밴드였다. 델리 스파이스하면 먼저 떠오르는 곡 ‘차우차우-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수록된 1집은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서 4위, 9위를 기록했으며, 한국대중음악 명반 100선에서 18위를 기록하는 등 델리 스파이스는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꾸준히 얻어내고 있는 대표적인 음악 조직으로 손꼽힌다.

2018년부터 경인방송 ‘별빛 라디오’의 DJ로 활동하며 대학 강단 등에서 후배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델리 스파이스의 윤준호를 소리샵 스튜디오에 초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델리 스파이스로 활동하며 출연했던 방송국에서 제가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감격스러운 일이었어요. 마치 친척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듯 방송에서 청취자 분들과 소통하다 보면 음악 활동 때보다 더 큰 행복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다섯손가락의 이두헌을 이어서 소리샵의 <음악과 삶> 코너에 흔쾌히 출연한 윤준호는 LP 마니아답게 바이닐과 관련된 이야기와 델리 스파이스와 방송 진행자로서의 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델리 스파이스를 결성하고 활동을 시작했던 드럭과 앨범 데뷔를 이뤘던 뮤직디자인에서의 알려지지 않았던 에피소드를 시종일관 가지런한 말투로 들려줬고, 데뷔 앨범의 재킷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 역시 되짚어주는 등 세심한 정보까지 공유했다.

라디오 방송에서도 바이닐로 음악을 플레이하는 코너를 별도로 진행할 만큼 바이닐과 관련된 애정이 남다른 윤준호는 이 날 인터뷰에서 소리샵 채널의 시청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음반을 준비해 오는 정성까지 보여줬다. 윤준호가 이 날 소개한 음반은 스티비 레이본(Stevie Ray Vaughan)과 쳇 앳킨스(Chet Atkins), 마이클 프랭크스(Michael Franks) 등 각기 다른 장르에서 명성을 쌓아온 뮤지션들의 대표적인 음반이었다. 소리샵 채널의 촬영 감독이 SRV의 열혈 팬이었던 이유로 그와 관련된 번외의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등 촬영 내내 분위기가 특별했던 것도 이번 촬영의 특이점이었다.

윤준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바뀌며 아날로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부분에 자신이 그나마 작은 역할을 하는 거 같아 다행스럽다고 전했다. 그리고 ‘라디오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최초의 비대면 미디어라고 생각한다’는 의미있는 견지도 더했다. 하이파이와 고음질에도 일가견이 있는 마니아로 통하는 윤준호인만큼 음악 외 음향, 오디오와 관련된 부분에서도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전달했다. ‘음악이 아니었으면 평범한 직장인으로 소리샵과 같은 매장이나 음반 가게를 기웃거렸을 거’라고 너스레를 전하기도 했던 윤준호. 그가 진행하는 ‘별빛 라디오’와 성우진, 박현준 등 전문 DJ들이 함께 하는 경인방송에 많은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도 확인한 시간이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 날 인터뷰 현장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