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중하고 시린 감정을 수반한 작품
한강 작가의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에는 황석영의 작풍과 유사한 지극함이 흐른다. 시대의 재담가 황석영 작가의 ‘할매’를 숙독했다. 책의 절반에 가까운 사유의 분량을 지나 황석영 작가 고유의 구연과 서사가 펼쳐진다. ‘할매’에 담긴 맥은 ‘철도원 삼대’ 못잖은 방대한 서사를 담고 있지만, 굉장히 함축적이고 간결하다. 짧지만 묵직하고 반추를 동반하는 책이다. ‘무기의 그늘’과 ‘오래된 정원’. ‘바리데기’, ‘강남몽’에서 전해졌던 애달픈 감정이 가슴 곳곳에 찌릿하게 번져 남아 버렸다. ‘할매’에 수놓인 단어와 문단, 그리고 문장의 결과 리얼리즘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눌 수 없는 묵중하고 시린 감정까지 수반한다. “사람이 정한 시간, 오늘도 내일도 구분되지 않는 흐름 가운데 있다.” 군산을 다시 간다면, 막걸리 네 통을 사서 하제마을 팽나무, 그 곳의 ‘할매’에게 부어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