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 요시타카의 큐레이션에서 발견한 UX

사용자의 세계에서 출발하여 '공간·맥락·감정'까지 설계하는 고객 경험

by Rina Clarinel
바하.png 출처 : http://www.bach-inc.com/en/works/


‘책을 파는 서점’에서 ‘경험을 설계하는 서점’으로

일본 최초의 북 큐레이터, 하바 요시타카.
그가 만드는 공간은 책을 많이 전시하여 판매하는 평범한 곳이 아니다.
그는 “어떤 책을, 어떤 맥락과 간격으로 놓아야 독자가 먼저 손을 뻗을까?” 를 고민한다.

그 에게 책장은 단순한 선반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보내는 '신호 체계'
사용자가 스스로 멈춰 보고 싶은 순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하바의 북 큐레이션이 보여주는 UX


1. 책을 ‘진열’하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전달하는 ‘신호’를 설계하는 일

하바는 책을 단순히 배열하는 것을 ‘진열’이라고 하고,
독자에게 의도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큐레이션’이라고 구분한다.

츠타야 롯폰기 서점에서 그는 ‘트래블·푸드·디자인·아트’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가를 재배치했다.
이는 단순한 분류가 아니라,
사용자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지 안내하는 정보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사용자가 책을 볼 때 가장 먼저 접해야 할 신호는 무엇인가?”
“전시공간과 큐레이션된 책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가?”

기능이 아니라 이해의 출발점을 만드는 일.
하바의 책장은 그 과정을 시각적으로 제공하고 고객이 경험하도록 한다.


2. 사용자의 세계에서 출발하는 ‘거리 좁히기’

그는 큐레이션의 첫 단계를 “가벼운 동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들어 초등학생에게 『보물섬』을 그냥 건네지 않는다.
대신 『원피스』의 “해적 모험”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사용자가 이미 알고 있는 세계에서 시작하는 방식이다.

제공자가 “좋다고 믿는 것”을 무작정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익숙한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만드는 일.

취향을 강요하지도, 사용자의 요구만 좇지도 않는 균형 잡힌 설계. 바로 '거리 좁히기'다.


3. ‘맥락 있는 의외성’이 만드는 탐색의 즐거움

하바는 자동차 박물관 서가에서 롤스로이스 사진집 옆에『치비마루코짱』을 꽂았다.

박물관에서 지루함을 느끼던 엄마와 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맥락 기반 UX이다.
전통적 분류 방식과는 완전히 어긋나는 조합이지만,

둘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 이해 가능한 타당한 의외성을 만든 것이다.

“왜 이 책이 여기에 있지?”
이 의문은 사용자를 멈춰 서게 하고 탐색하게 만든다.

이는 예상 밖이지만 이해 가능한 흐름, 그래서 흥미로운 구조,

분류가 아니라 사용자의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이 형성되도록 돕는 설계.
즉, 탐색 UX다.


4. 공간과 감정까지 설계하는 ‘풀 스택 UX’

나카노시마 어린이 책의 숲에서 하바는 서가뿐 아니라 빛, 가구, 통로, 앉는 자세까지 모두 큐레이션했다.

햇빛이 드는 곳엔 ‘아름다움’ 관련 책을

강이 보이는 입구엔 ‘자연과 놀자’ 서가를

진지한 주제 근처엔 8mm 카펫과 낮은 등받이를

여럿이 읽는 코너엔 둥근 소파를 놓았다.

오프라인 공간 전체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다뤄 책을 읽는 행위뿐 아니라 “사용자의 감정과 감성” 까지 고려하여 ‘해석할 여지를 만드는 일’ 을 기획했다.

그는 AI가 책을 추천하는 시대에도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바로 “지금의 당신에게 이 책을 건넵니다”라는 책임 있는 큐레이션이다.

우리는 사용자가 스스로 해석할 여지를 가진 신호를 보내고 있는가?

사용자가 스스로 멈춰보고 싶은 지점은 어디인가?

지금 이 사용자에게 가장 먼저 건네야 할 것은 무엇인가?

좋은 UX는 결국 사용자의 해석이 시작되는 ‘첫 페이지’를 어떻게 열어주느냐의 문제다.
그의 책장은 그 답을 조용하지만 명확하게 보여준다.


핵심 요약

하버의 북 큐레이션은 정보를 재구성하는 것이 아닌 UX를 신호와 맥락을 설계하였다.

사용자의 세계에서 출발해 거리와 난이도를 조정하였다.

공간·의외성·배치까지 포함한 책임 있는 큐레이션은 '고객이 스스로 멈추고 해석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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