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변화를 맞이한다.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 가는 길
" 소 회 " - 박재성
8일간의 적막강산….
모든 것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
휴게소처럼 바로 떠나는 것은 싶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문다는 것이 쉽진 않았다.
가고 싶어 하는 곳.
하지만, 도착하면 또 다른 여정을 하고 싶어 진다.
도착하면…또…
결국 우리가 쫒는 목표는 어느
"도착점"이 아니었다.
"과정"이었다.
뭘 위해?
그리도 앞으로만 나아가려 했을까?
앞에 뭐가 있길래?
현재 가장 소중한 건
내 주머니 속에 있는 하잘것없는 것이었다.
청와대도 아니고,
넓은 책상과 의자도 아니었다.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그것..
등잔밑이 어둡다했는가?
그래서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살았나 보다.
비록 반갑게 맞아주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욕심은 이미 내 것이 아니었다.
짐을 싸고 차를 청소하는 내내 설레었다.
다행히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마음이
어찌도 배가 부르고 설레었는지 모른다.
인제 산골짜기에 묻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연어를 닮았는지도 모른다.
부메랑을 닮았을까?
서슬 퍼런 칼날이 깔린 현실 속으로
이제는 다시 가야 한다.
칼날이 무디었다면 아마 그 삶은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서슬 퍼렇고 날카로울수록
그 칼날 위에서 춤을 추어야 한다.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말할 것이다.
그 칼날이 오늘의 나를
있어주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그리고 자랑할 것이다.
비록 상처투성인 몸이지만
자랑스럽게 칼날 위를 잘 견디고 왔노라고…
그 길을 또 저만치서 걸어오고 있는
후손들에게 말할 것이다.
넘어져도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향한 칼날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위험을 감수하고 낯섦을 즐겨라~
몰입에 도달하려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적막강산"을 보낸 소회를 쓰다.
가평 휴게소에서.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날
사무실에 출근했다.
25년간 다니던 회사가 경영악화로 어려워져 처음으로 백수가 되었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1년 365일을 남자는 집에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눈만 뜨면 출근하던 때,
갑자기 출근할 곳이 없어졌다.
그래서 혼자만의 여행을 하기로 하고 강원도 인제로 떠났다.
펜션을 정하고 8일간 책도 읽고, 자작나무 숲, 백담사등 주변 산책하는 것으로 8일간 머물렀다.
혼자 있는 것도 지루하고 힘들었다.
뭔가 "소재"를 정하지 않고 무작정 떠난 터라 오히려 힘들었을까?
8일간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머물 곳이 있는 것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도 이렇게 소중한 것이구나를 뼈저리게 느꼈다.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가평휴게소가 처음 나타났다.
순간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어떤 가슴 뭉클함이 휴게소에 차를 세우게 했다.
차를 새우자 미친 듯이 핸드폰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숙제가 아닌 갑자기 작가나 시인이 된 것처럼 문장이 막~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글이 바로 "소회"다.
잘 쓴 글은 아니지만 지금도 그때의 감회가 새롭다.
처음으로 블로그라는 것을 만들고 첫 제목으로 올리기로 결정하였다.
오래전 글이지만 어느 때 다시 읽어도 그때의 느낌이 벅차오른다.
생활 속에 묻혀 살아갈 때는 일부러 글을 쓰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일부러 책상에 앉으면 왠지 '숙제'하는 기분이 들고 볼펜을 이리저리 굴려봐야
첫 문장 쓰기가 무척 힘들다.
하지만, 조금은 현실과 떨어져서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가지다 보면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생각이 샘솟는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
그때는 감성이 참 풍부했다.
그래서 그런지 고3 때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기를 썼다.
정히 쓸 것이 없으면 시집에 있는 '시'라도 옮겨 적었다.
그것도 힘들면 친구들에게 일기의 한 페이지를 내어주고 마음대로 아무 글이나 써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친구 이름을 쓰고, 사인을 받았다.
그것이 지금은 매우 자랑스러운 보물이 되었다.
수년 전의 글을 올리면서 그때를 떠올려 본다.
어느덧 세월이 많이 흘러 이제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고,
그동안의 직장생활을 이제는 막바지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변화를 맞이한다.
그것이 관계상의 이유일 수도, 건강상의 이유일 수도, 직업상의 이유일 수도 있다.
변화는 혼란과, 두려움과, 불안과, 아픔을 주지만 그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이미
교과서에 배웠다.
솔직히 반갑진 않지만 이제 또 다른 변화의 바람 앞에 서 있다.
잘 맞이하고, 잘 담아내어 성장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