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주말 영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m Feb 14. 2022

West Side Story

1950년대 뉴욕에서 펼쳐지는 로미오와 쥴리엣 이야기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동명의 브로드웨이 유명 뮤지컬이 있다는 정도였으니까요. 우연찮게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영화의 감독을 맡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하는 뮤지컬 영화는 어떨까 생각하면서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새로 개봉하는 요즘 영화보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예전 영화를 찾아보는데 익숙해지다 보니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모두 낯설었습니다. 마치 아이돌 그룹의 이름은커녕 멤버 숫자도 모르는 아저씨가 되어버린 것 같다고나 할까요. 물론 이 영화는 눈에 띄는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따라온 것이 아니라 '스필버그'와 '뮤지컬', 이 두 개의 키워드만 좇아 온 것이다 보니 배우들이 크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근 몇 년 사이 최고의 뮤지컬 영화는 '라라 랜드'였습니다. 엠마 스톤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주연배우들과 스토리라인도 좋았지만, LA 강렬한 햇살 같은 그 강렬한 오프닝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 이후 뮤지컬 영화를 보면 인트로를 아주 집중해서 봅니다. 이러한 구성은 실제 극장에서 펼치는 뮤지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라이언 킹에서 온갖 동물들이 등장해서 펼쳐지는 그 인트로가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요.


 이 영화의 인트로도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구도와 분위기를 한 방에 받아들이게끔 해주더군요. 음악도, 시대적인 분위기도, 대결구도도 모두 인트로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1950년대 뉴욕입니다. 유럽 대륙에서, 중남미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뉴욕을 몰려든 사람들의 삶이 영화의 배경입니다. 서로를 받아들일 수 없는 두 집단의 갈등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 그리고 비극. 수백 년 전 셰익스피어가 세상에 내놓았던 로미오와 줄리엣, 그 이야기가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뮤지컬이라는 것이 내용 자체보다는 음악과 연출,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약간 내용이 진부하더라도, 결말이 예상되더라도 큰 문제는 없겠죠. 저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보았지만, 알고 봤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된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 뉴욕의 재개발 당시 이민자들이 살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영화와 극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다 보니 무작정 '미 서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일 것이라고 혼자 짐작을 하고 관람을 시작했던 탓에, 극 초반에 '서부 치고 예전이라 그런가 건물이 굉장히 동부스럽네'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바로 뉴욕이라는 것을 알아챈 다음에 괜히 혼자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이 고층빌딩이 즐비한 뉴욕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가난한 이민자들이 밀려나게 되었는지를 간단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는 것도 좋은 기회였습니다. 물론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아니다 보니 당시의 분위기만 담고 있을 뿐, 실제를 고증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보니 러닝타임이 조금 길었습니다. 뮤지컬이라면 인터미션이 있어서 화장실도 한번 다녀오고 조금 쉬어가면 볼 수 있었을 텐데, 영화는 그런 게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인도에서 발리우드 영화를 본 영상이 있던데, 인도는 인터미션이 있긴 한 것 같더군요. 


 다음에는 또 어떤 뮤지컬 영화가 개봉할지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Don't Look U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