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다: A Ripple of Time> 황채영 Chloé Young
지난 4월 8일 부터 5월10일까지 캐논볼에서 황채영 Chloé Young 작가님의 <일렁이다: A Ripple of Time> 전이 열렸다. 프랑스 파리를 베이스로 활동중인 포토그래퍼 황채영 작가님은 물결에 빛이 반사되는 순간, 물의 표면에 투영된 도시, 여행지의 풍경을 담으며 작품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채영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 너무 좋다" 고. 프랑스에서 활동하시는 분이고, 영상 작업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여행지의 느낌을 서울에서 재현하고자 하는 캐논볼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기회가 닿아 캐논볼에서 전시를 열기로 하고 캐논볼에 작품들을 배치하던 날도 너무나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전시는 디지털 전시로 진행했는데, 프린팅하지 않고 캐논볼에서 사용중인 프로젝터를 이용해서 벽면에 다양한 형태로 배치했다. 물리적 제약이 없기 때문에 작은 공간이지만 총 3세트, 16점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5분 간격으로 다른 세트로 바뀌는 식이다. 서로 다른 영상이 반복되면 봤을때 복잡해 보일 수도 있어서 영상과 사진을 적절히 섞어서 배치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가 '일렁이다' 이기도 하고 작가님의 작품 중 영상 작품이 많이 때문에, 전시회 기념 포스터를 렌티큘러로 두종류 뽑아서 판매했다. 렌티큘러는 홀로그램이라도 불리는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이 바뀌는 그림이다. 채영 작가님 작품의 영상 일부를 14프레임으로 쪼개서 렌티큘러로 만들었다. 영상 작품을 실물로 소지할 수 있다니 정말 좋다. 그리고 렌티큘러의 아름다움은 사진으로 담기가 어려운데 실물이 정말 정말 예쁘다. 집에 하나씩 소장했다. 캐논볼의 굿즈샵에서도 계속 판매하고 있다.
https://smartstore.naver.com/cannonballseoul/products/4965526519
4월 15일 에는 <일렁이다>전의 오프닝이 열렸다. 채영 작가님이 소개해 주신 슈에뜨피아노 유승혜님이 피아노 연주를 해주셨는데 채영작가님의 일렁이는 작품을 배경으로 듣는 피아노 연주는 정말이지 최고였다. 아마 나 뿐 아니라 오프닝에 모였던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다들 숨죽이고 연주에 집중한걸 보니 말이다. 요즘같이 모두들 금방 실증내고 금방 새로운 것, 다른 것들로 넘어가는 세상에서, 캐논볼이라는 작은 공간에 모인 사람들이 같은 작품을 보고 같은 연주를 들으며 몰입하는 모습을 보니 감동적인 기분마저 들었다. 오프닝이 끝나고 승혜님이 캐논볼은 연주하기 좋은 공간인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더욱 감사했다. 꼭 같이, 캐논볼에서 공연을 해보자고 했는데 어서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
전시 공간에서 한 잔 하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나의 오랜 꿈이었는데 내가 운영하는 공간에서 이뤄내니 더욱 감격이었다. 관람객 분들도 채영 작가님이 보여주신 세계를 감상하며 편안히 즐기셨기를 바란다.
좋은 작품은 관객에게 어떤 식으로도 영향을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채영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고 나서는 물가에 가면 물의 표면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오후 4시 석촌 호수의 윤슬은 어떤 식으로 빛나는지, 통영에서 만난 어촌 마을에서 고깃배와 낮은 집들이 바다의 표면에 어떤 반영을 남기는지, 이전에는 관심없던 것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캐논볼의 모토는 새로운 세상을 제공하고, 고객들이 캐논볼의 새로운 공간에 풍덩 뛰어들도록 하자는 것인데 이번 전시로 또다른 세상을 제공해 드린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전시인줄 모르고 왔던 손님들의 반응도 좋았다. 전시 영상으로 바뀔 때 손님들의 '우와'하는 소리가 우리의 척도인데 다행히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너무 좋았던 채영작가님의 <일렁이다>전! 캐논볼에서 다음에 또 어떤 세상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캐논볼은 녹사평에 위치한 공간으로, 새로운 세상에 풍덩 뛰어 들어보라는 의미의 이름이다. 늘 재밌는 것들을 궁리하는 사람들의 모임, 캐논볼.
https://www.instagram.com/cannonball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