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n paper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yingN Jul 31. 2017

지독한 하루 (2017, 남궁인)

오늘도 지독한 하루를 산 모든 이에게

원문 읽기 @

 A Wonder Log (By FlyingN)


소설을 사랑했다. 있을 법한 일들, 사람, 그 속을 오가는 미스터리, 누군가와 사건을 추격하는 글을 특히 좋아했다. 남의 나라 말로 쓰여져 옮겨진 글이 주를 이뤘다. 


어느 순간 에세이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일상의 무게에 짓눌린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읽어 내리는 글은 어느새 현실과 닿아 있었다.  


지금 이 순간이 오늘을 미처 살지 못한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시간,이라는 투의 문장이었다면 책장을 덮고도 묵직한 감정이 이토록 오래 머물지 않았을 것이다. 남궁인의 <지독한 하루>는 응급실에서 매일 몇 차례 삶과 죽음에 관여하며 자신과 타인을 바라본 기록이다. 흔히 접할 수 없는 세계의 단면을 세밀하고 담담하게 서술한다.


병원과 내면을 오가는 문장 틈틈이 울분이 묻어난다. 관심을 호소한 문장들에 담긴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지탱해가는 의사와 소방대원에 대한 폭력과 모욕, 돈 앞에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과 윤리는 우리 사회의 또다른 민낯을 드러냈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서서 이 둘을 구분 짓고 선고하는 일은 의사만이 할 수 있지만, 그도 우리도 삶과 죽음 앞에서 무력하다.  <지독한 하루>는 매일의 비극에 침잠하지 않으려, 위태로운 스스로를 붙잡기 위해 써 내려간 문장들이다. 그렇게 기록된 문장은 절규한다.  


치열하고 지독한 경계의 현장, 무력과 허무, 외로움이 섞인 생(生)의 기록은 직접적인 위로와 다른 형태로 마음을 흔들고 어루만진다. 개별의 모든 삶이 유한하고 숭고함을 새삼 일깨우면서, 각자의 삶이 향한 방향을 묻는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지독한 하루를 살아냈고, 또 살아있다. 그렇게 살아가는 모든 하루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 

제목: 지독한 하루 

지은이: 남궁인

출판: 문학동네 (2017)

*** 


- 본 포스팅에 사용된 스틸 및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관련된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에 있습니다. 단, 본문의 내용은 작성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Copyright © FlyingN @ A Wonder Log · 마음대로 날아간 그 발자취

(http://wonderxlog.flyingn.net)


본 블로그의 모든 글에 대한 저작권은 © FlyingN (Flyingneko, 나는고양이)에 있습니다.

블로그 내 모든 문구 및 내용, 이미지의 무단 도용 및 복제 사용을 금지합니다.  


공감, 댓글, 추천, 공유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구독하시면 더욱 편리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광고, 무분별한 비방은 임의 삭제합니다)  


FlyingN.net 


매거진의 이전글 취향껏 읽은 신간 에세이 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