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 제 오시니

그냥 오늘부터 봄 합시다.

by Flying Pie
(C) Flying Pie

그냥 오늘부터 봄 합시다.

공식적인 첫날은 춘분이지만

날이 이렇게 화창하고 좋으니

굳이 봄이라 우겨본다.


아침 하늘빛이 너무 좋아

그 좋아하는 커피도

후후 불어 대충 입에 털어 넣고

마치 누가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서둘러 집을 나선다.


차고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과,

그 아래 펼쳐지는 눈부신 광경에

따뜻한 봄볕에 꽃잎 터지듯,

오십 대 아재 눈에 눈물이 터진다.

아, 이런 주책바가지...


한참을 달리는데 문득 동료 Y가 떠오른다.

아내의 암이 재발되어 이제 4기라고...

가족이 모두 프랑스에 살고 있어

캐나다엔 아무도 없다는데,

여전히 씩씩하고 유쾌한 그에게 마음이 쓰인다.


한국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도 생각난다.

일본 사는 누나가 봄방학을 맞아,

예쁜 조카를 데리고 한국에 와서

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다정한 딸이 와서

엄마는 좋겠네.

멀리 사는 남동생은 그저 고마울 뿐…


아, 어머니의 이가 또 말썽이란다.

누나 낼모레 출국인데 이를 어째.

부랴부랴 모시고 치과에 갔다는데…

아이고 우리 엄니, 또 한동안 힘드시겠네.


하늘 아래 달랑 세 식구인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서로 다른 나라에 흩어져

여권마저 다르게 살게 됐을까.

5형제 중 유일하게 서울로 탈출(?)한 아버지와

그를 만나 미련 없이 고향을 떠났던 어머니처럼

딸은 일본으로, 아들은 캐나다로...

어쩌면 이런 것도 유전일까.


주위에 왜 이리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많은 걸까.

왜긴… 오십대잖아. 그럴 나이지...

봄이 왔으니 이제 좀 나아지려나. (이건 무슨 논리?)

아님 익숙해지려나. (이것도 나쁘지 않겠지)


바다가 보고 싶네.

다음 주말엔 바닷가를 달려야겠다.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C) Flying Pie
매거진의 이전글In Awe, at Mid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