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생트

01- 조용미

by 유시



압생트


조용미



어느 날은 기시감에 어느 날은 미시감에 시달렸다. 그것은 전생의 기억이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 독백탄은 기시감이 앞섰고 족자섬은 미시감이 먼저였다. 내용과 형식이 일치해도 일치하지 않아도 매번 기시감과 미시감 사이에서 시달린다면 어디서 무엇이 얼크러진 것일까


고흐는 단지 찬란한 노란색을 얻기 위해 매일 압생트를 마셨던 것은 아니다. 그토록 노란 높은 음에 도달하기 위해서라면 스스로를 조금 속일 필요가 있었던 것, 그는 노란색을 완전히 장악했던 걸까 노란색의 심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압생트가 아니라 고독과 광기와 섬세함과 난폭함이 고루 필요했다.


녹색과 노란색 사이를 수백 번 왔다 갔다 하고 나니 두 귀밑머리가 허옇게 변하더라, 귀 있는 것과 귀 없는 것 지나간 것과 오지 않는 것이 하나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