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의 하루는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

불규칙한 삶을 살아가는 법 – 완벽이 아닌 완료를 향해

by 남자승무원 정킴

새벽 3시. 첫 번째 알람이 울린다. 눈을 감은 채로 손을 더듬어 끈다. 다시 찾아오는 정적.

그리곤 맞춰놓은 10개의 알람 중 두 번째가 울린다.


조금 뭉그적거리다가 일어나서는 화장실로 간다.

이른 새벽이지만 밥을 먹어야 힘이 나는 타입이라, 프라이팬에 달걀을 올려놓고 씻으러 들어간다.

씻고 나오면 4, 5번째 알람이 울리고 있다. "알람을 다 꺼야 했는데…!"달걀이 알맞게 익었다. 밥을 먹으면서 머리도 하고 선크림도 바른다. 새벽 4시가 넘어가고 있다.


"오늘은 4시 15분쯤 출발해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50분 정도 되니까…." 이리저리 계산하면서 남은 준비를 마친다. 설마 내가 시간을 잘못 본 건 아니겠지, 하며 계속해서 브리핑 시간을 확인한다.

택시를 불러서 공항으로 출근한다.

나는 비행하는 승무원이다.




나의 하루는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 새벽일 수도, 밤일 수도, 낮일 수도 있다. 불규칙한 시간 속에서 나는 나만의 리듬을 찾으려 한다.


매일하(려고 노력하)는 운동, 이동시간에 하는 명상, 출근길에 하는 스픽(영어 말하기 앱), 계속 공부하는 영상편집 및 디자인.

그러다 보면 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때도 오는데,

그러면 또 그런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쉰다.


열심히 운동하고, 공부하고, 무언가를 배우는 나도 좋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도 좋다.

그렇게 쉼과 움직임을 오가면서 나는 나아간다.


불규칙한 삶에서 중요한 건, 지켜야 할 규칙을 만드는 게 아니다.

삶의 비 확실성을 받아들이는 것. 그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여보는 것.

그런 생각이 더 보람 있게 쓰인다.


삶에서 확실한 게 있었던가? 당장 한 시간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실은 모든 삶은 '불규칙'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나의 불안을 받아들이고,

완성보다는 완료에 초점을 맞춰 한 걸음씩 나아간다.



기류를 타는 비행기는 적은 연료로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한다.

불규칙한 오늘, 나는 기류에 몸을 맡기고 목적지를 향해 날아간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