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을까
2023년이었고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이었다.
나는 그 날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근무했다.
탑승을 시작하자
휠체어를 탄 남자와
그의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제 친구가 몸살이 너무 심해서요
원래 제가 비즈니스인데
친구랑 자리를 바꿔도 될까요? “
원칙상 클래스 간 좌석 변경은
한 번은 가능하기 때문에
“네~ 가능합니다~ ”라는 말로 화답했다.
휠체어를 탄 남자는
A330의 4G 자리에 앉았고
친구는 수시로 왔다 갔다 하며
그를 간호했다.
그 남자에게 기운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비즈니스 클래스의 좌석을 한껏 뉘이고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작은 뒤척임에 그를 덮고 있던
담요 역시 힘없이 나풀거리며 떨어졌지만
그는 인지하지 못하고
여전히 늘어진 채 쓰러져 있었다.
선배님은 이상하다며
친구에게로 가
“친구분 몸이 너무 안 좋아 보이는데
정말 몸살 맞을까요?? 안전상 급히 병원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라고 하자 친구는 크게 놀라며 두 손을 휘저었다.
“아니에요~ 몸살이에요~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라며 어색하게 웃었다.
우리는 의심의 눈빛을 교환했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이상하다..
이륙 후 식사시간이 되었다.
영혼 없는 말투로 스테이크를 주문한 그는
접시를 받아 들자
하이에나로 변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스테이크를 마구 썰어 조각에 조각을 내고
쉴 틈 없이 입으로 쑤셔 넣었다.
스테이크 한 접시를 비운 그는
디저트도 받아 들지 못한 채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우리는 갤리에서
“4G 이상하다... 평범하지 않아... ”
라고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지나 랜딩 준비를 위해 안전점검을 했다.
우리는 그를 깨웠고
그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아니 사실 비즈니스 클래스의
전동 의자가 그를 일으킨 셈이지.
자세를 고쳐 앉은 그는
별안간 떨기 시작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온몸이 들썩일 정도로 덜덜덜 떨고 있었다.
손을 너무 떨어 좌석벨트의 버클을 제대로
채우지 못해 후배가 대신해서 벨트를 채워줬다.
그러던 그때 그는 옆에 서 있던 나는 바라봤다.
순간 우리는 눈이 마주쳤고
나는 아직도 그 눈빛을 잊을 수 없다.
자신의 몸을 스스로 조차 제어할 수 없어
공포에 휩싸인 눈빛.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눈빛.
그 남자는
평범한 20대 남자로 보였다.
키가 컸고 잘생겼었다.
어딜 가든 인기가 있을법한
그런 착한 인상의 남자였다.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무. 엇. 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 남자는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평범하게 잘 살고 있을까.
두 번 다시 그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