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로朝露와 같이* / 길But
순간이 영원을 담았다
내 아버지의 아버지가 담긴 사진처럼
작은 이슬 한방울이
사람의 생애生涯를 담았다
사랑이라는 큰 강물을
작은 사람의 가슴으로 담는다는 것
그 자체가
큰 물과 작은 물의 도치倒置는 아니었을까
어제는 아이였는데
해 쨍 뜨고 바람 부니
참 조로早老하고, 조로鳥路하고, 조로朝露한
인생이라
말라가고 야위어 가는
내 삶 위에
누군가
조로로 물을 줬으면,
* 황지우 시인의 '초로草露와 같이' 와 맑은숲님의 글에서 착안함
조로早老 : 나이에 비하여 빨리 늙음
조로朝露 : 아침 이슬,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조로鳥路 : 새나 겨우 통할 정도로 좁은 산속 길(鳥逕)의 북한어, 새가 나는 길
조로 : '물뿌리개'의 비표준어
草露와 같이 / 황지우
오 幻生을 꿈꾸며 새로 태어나고 싶은 물소리, 엿듣는 풀의 淚腺 살아 있는 것은 살아있는 동안의 이름을 부르며 살 뿐, 있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니로다 저 타오르는 불 속은 얼마나 고요할까 傷한 촛불을 들고 그대 이슬 속으로 들어가, 곤히, 잠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