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히티 섬은 흑진주가 유명하다던데 / 길But
그 사람의 입에서는
어둡지만 신비한 말들이 굴러 떨어진다
타히티 섬의 조개가
오랫동안 입에 넣고 오물거려
혀 밑에 숨겨놓는 흑진주 같은 말
검은 말 갈기
윤기나는 소녀의 머리결 같은 말이다
왼손은 손바닥이 하늘을 보게 하고
오른손은 그 위에 포개서
빙글빙글 환단처럼 빚은 말
다시보면 그 사람의
영롱한 말들이 시작되는 곳은
입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뭔가를 쓰고 있는 손끝에서 부터이다
입 속으로 들어온 모래 몇톨을
오래도록 오물거려
진주로 빚어내는 꿈
누군가 나를 입 속에 넣고 오물거려
다시 내가 그 누군가를 오물거려
세상은 진주빛으로 가득한데
그때 문득 그 사람의 입에서 내가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