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버트 길벗 길But Dec 20. 2017

타히티 섬은 흑진주가 유명하다던데


타히티 섬은 흑진주가 유명하다던데 / 길But



그 사람의 입에서는

어둡지만 신비한 말들이 굴러 떨어진다

타히티 섬의 조개가

오랫동안 입에 넣고 오물거려

혀 밑에 숨겨놓는 흑진주 같은 말

검은 말 갈기

윤기나는 소녀의 머리결 같은 말이다


왼손은 손바닥이 하늘을 보게 하고

오른손은 그 위에 포개서

빙글빙글 환단처럼 빚은 말

다시보면 그 사람의

영롱한 말들이 시작되는 곳은

입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뭔가를 쓰고 있는 손끝에서 부터이다


입 속으로 들어온 모래 몇톨을

래도록 오물거려

진주로 빚어내는 꿈

누군가 나를 입 속에 넣고 오물거려

다시 내가 그 누군가를 오물거려

세상은 진주빛으로 가득한데

그때 문득 그 사람의 입에서 내가 쏟아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물고기의 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