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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길벗 길But Jan 13. 2017

간당간당



다 잡았다가 놓친 물고기

울창한 숲 속으로 막 뛰어드는 새

고인 물 위에 방금 떨어진

이슬방울의 행방 같은


반짝하는 문장(文章) 한 줄

구급차에 실려 긴급 이송되고 있다

긴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간당간당 죽을 것만 같은


더 이상의 연명(延命)이 힘든

겨울의 문장(文章)이다

자다 깬 새벽의 게슴츠레한 눈을 하고

내 나뭇가지 속으로 뛰어드는


세상에선 이미

더이상의 추적이 불가능한 겨울 새들

얼마전 육식 취향으로 전향한

내 안에서 간당간당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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