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태를 인정하기
3년차의 고비를 받아들인지 3일차.
처음 나의 상태를 인정하게 된 지난 일요일을 회상해본다. 텅 빈 건물, 텅 빈 사무실, 텅 빈 눈빛의 나는 듀얼 모니터 앞에 앉았다.
목요일 오후 백신을 맞고, 금요일 하루 백신휴가이자 재택근무인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맞이한 일요일, 나의 몹쓸 책임감은 아침 6시 눈을 뜨게 했고, 월요일에 대한 불안감에 결국 사무실로 나가고야 말았다.
주말 출근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무실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 키보드를 두들기는 건 유쾌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전 7시 30분 자리에 앉아 10편의 영상을 편집하고 나니 오후 6시를 10분 남긴 시간이었다. 그 자리 그대로, 나는 불현듯 최근의 나를 되돌아보았다. 지난 2년 7개월 간 나의 몸과 마음이 메마른 것만 같았다. 아무도 억지로 시킨 일이 아니었고, 내가 좋아서 즐거워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일하는 순간순간 의미 있다 가치 있다 스스로를 격려했지만 그것이 나의 전부가 될 수는 없었다. 어느 일요일, 기상한지 딱 11시간 50분이 된 그 때, 나는 깨닫았다. 나는 시들고 있었다.
나를 두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여러 이야기를 건네왔다. 누군가는 내 마음과 몸을 스스로 해치고 있는 것이라 말했고, 누군가는 그렇게까지 헌신할 필요 없다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나의 일상에 격한 공감을 표하며,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살고 있지 않을까? 사회생활이라는 건, 노동해 돈을 번다는 건 결국 다 힘든 것 아닐까?” 라고 말했다. 그 역시 첫 회사, 첫 직장이었다.) 모두 다른 말이었지만 나를 걱정하는 하나의 말이었다.
그 무수한 말들을 괜찮다 한 마디로 지나왔던 내가, 나를 되돌아보았다. 나는 시들었고 이것이 소문으로 듣던 3년차의 고비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나를 사랑하니, 이대로 시들어버리게 만들 수 없다. 물을 주고 영양제를 꽂아, 햇빛을 쏘여 다시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게 만들어야 한다. 3일 전 나는 다짐했다.
그 과정을 남기고자 한다. 나를 지키고자, 내가 애정했고 여전히 어느 정도 애정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예의를 다해보고자, 나는 이 고비를 넘어보려 한다. 이 글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는 최선을 다했다 잊지 않기 위한 그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