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뇌창살에 갇혀 있나요?

글쓰기 두려움을 글쓰기 5

by 카피자



개인적인 SNS를 하는 걸 못마땅해했던 상사 덕분에 글쓰기를 안 하게 되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글쓰기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글을 씁니다




“에헤~ 이것 보게, 일은 안 하고 자꾸 딴짓이나 하고 말이야”


직장 사장님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면서 혀를 끌끌 찼어요.


“이래 가지고 일을 똑바로 하겠어? 이 블로그에 글 쓴 시간이, 뭐? 밤 10시? 이래서 낮에 일 하겠어? 낮에 일 생각은 안 하고, 어? 밤에 자기 블로그 인터넷에 뭐 올릴 생각만 하고, 어?”


못마땅하다는 듯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사장님.

회사 직원 중에 개인 SNS를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블로그에 맛집 사진 올리고, 놀러 간 곳도 올렸죠. 지극히 평범한 블로그 활동이었어요. 어떻게 알았는지 사장님이 그 블로그를 매번 들여다보게 되었고요. 글 올린 시간을 체크하고, 늘 못마땅하게 생각했어요.




비슷한 일이 또 있었어요.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던 한 직원. 퇴근한 후 주말에 취미활동을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 올리곤 하던 유튜브 채널, 사장님이 알게 되었죠. 사장님의 타박은 이어졌고요. 결국 블로그를 하던 직원도 유튜브를 하던 직원도 회사를 떠나게 되었어요.

왜 그랬을까? 그 직원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해 보는 재미를 느끼는 호기심쟁이였는데 말이죠. 사장님 생각은 달랐어요. 직원은 오로지 회사에 충성해야 한다고 생각했겠지요.


"당연히 업무에 몰입해야지! 퇴근 후에도 내일 업무를 어떻게 더 잘할까 고민해야지! 저녁 때도 클라이언트를 만나 영업해야지! " 사장님은 바랐던 거죠.


회사 상사는 직원들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수시로 쳐다봤어요. 문구도 딴지의 대상이었죠. 철저히 회사에 맞춤이어야 하고, 딴지 걸리지 않게 최소한만 노출해야 별 탈이 없었어요. 직원들이 개인 SNS와 개인 활동을 하면 회사는 싫은 티를 냈고요. 해당 직원들은 여러 이유로 결국 퇴사를 하게 되었어요.




온라인 상에 글을 쓰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그렇게나 어려운 이유가 대체 뭐였을까? 누군가 감시한다는 생각은 내가 만들어낸 생각이었을까? 회사가 나에게 무엇일까? 회사가 삶의 전부인가? 다른 사람의 눈은 나에게 무엇일까?


“아, 나 뇌 창살에 갇혀있구나”


고백합니다. 뇌창살에 갇혀 살고 있다는 걸요. 걱정했던 결점을 고백해 버리면, 오히려 생각보다 큰 결점이 아닌 걸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요. 쿨하게 인정해버리면,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확실한 이해심이 생기지 않을까요?


회사는 나에게 안정적인 직업을 주었어요. 꾸준히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었고, 동료와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해주었죠. 나에게 월급을 주어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도록 해주었고, 더 많은 월급을 원한다면 더 많이 일하라고 시키는 곳이기도 해요.


회사도 사장님도 이해는 해요. 더 많은 월급을 주려면, 더 많이 회사가 이득을 취하려면, 결국 회사는 직원을 통제하고 싶어 하죠. 그 와중에 직원 간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거겠죠. 회사의 입장도 있는 거니까요.


회사는 일의 기쁨과 슬픔이기도 해요. 회사는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곳이고, 이윤 창출을 위해 직원을 독려는 곳이라는 걸.


하지만 회사는 직원을 평생 책임지지 않으며 책임져서도 안 되는 곳이라는 걸. 뇌 창살에 갇혀 마치 영원히 회사를 다닐 것처럼, 회사가 정해준 루트대로만 살면 나중에 후회한다는 걸. 글쓰기 두려움을 벗어나려면 반드시 뇌창살에서 뛰쳐나와야 했어요

출처 pixabay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그러려면 반드시 가까운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두려움은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느냐 없느냐만 생각하자.

다른 사람 눈을 두려워하지 말자. 배짱을 가지고 써 내려가다 보면 언젠간 써진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러자 조금 더 자유로운 마음이 들었어요.


‘매일이 전쟁이고 선택이다’라고 생각하면

출근하기 싫고 하기 싫은 일 투성이지만, ‘매일 경험이고 우연이다’라고 생각하면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생길까 궁금해져요. 설사 좋지 않은 일이 있더라도 그 와중에 배우는 점, 고마운 사람들이 나타나요.

반드시 좋고 나쁨은 서로 상쇄가 된다고 생각해요.





글쓰기의 두려움에 대해서 글을 쓰고 있어요. 여전히 글쓰기는 두려워요. 하지만 한 번쯤 건너야 할 도전의 강을 건너고 있어요. 무식한 축적기가 있어야 해요. 글쓰기 무능의 늪에서 허우적대지 말고 할 수 있는 걸 해보기로 했어요. 무능해져야 다시 유능해지니까요.

내가 배우고 느끼는 삶, 기쁨과 슬픔을 덤덤하게 써 내려가면, 그것이 기어이 글이 될 것을 믿어요. 글에 두려움을 가지지 말자, 떠오르는 대로 쓰자, 일단 쓰고 다듬으면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소박한 믿음으로 꾸준히 써 내려가자고 다짐합니다.


오늘도 두려움을 썼습니다. 쓰고 보니 별 것 아닌 두려움들.

뇌창살에서 뛰쳐나와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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