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11시 30분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극대기가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시간당 100개의 유성이 쏟아질 것이라 기대하며 밤 산책을 나설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조금은 늦었지만 조금 있을 극대기를 위해 몇 가지 이야기를 좀 해볼 까 합니다.
유성우
유성 흔히 우리가 말하는 별똥별이라는 현상은 지구 바깥에 있는 암석, 얼음 등등의 온갖 물체(이를 유성체라 부릅니다)들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지구로 떨어지면서 지구 대기권에서 대기와 마찰을 일으키며 빛과 열이 발생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지구 바깥에는 이런 유성체들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맑은 날엔 유성 두세 개 정도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유성우라는 현상은 이런 유성이 비처럼 쏟아지는 현상이라고 해서 유성우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혜성이 태양 근처를 지나갈 때 꼬리를 드리우며 혜성이 가지고 있는 물질들을 궤도에 많이 남기고 갑니다. 쉽게 유성체의 구름을 만들고 가는 셈이지요. 유성우는 지구가 이 혜성이 남긴 유성체의 구름을 지나갈 때 발생합니다. 이때 지구에서 바라보면 천구 상에서 유성들이 마치 한 점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데 이 점을 복사점이라고 부르고 복사점이 위치한 별자리 이름을 따서 유성우의 이름을 짓습니다.
ZHR(Zenithal Hourly Rate:정점시율)
유성우 예고를 하며 흔히 시간당 몇 개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이 지표가 바로 이 zhr이라는 지표인데요. 그러나 이 지표는 단순히 시간당 몇 개가 보인다라고 말하면 조금 곤란합니다.
ZHR의 숫자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첫째는 밤하늘의 밝기입니다.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가장 어두운 등급의 별은 6등급 내외라고 합니다. 이것도 하늘이 충분히 어두운 곳에서 가능하지 실제로는 밤하늘의 배경이 너무 밝아 3등급 2등급을 알아보기도 어렵습니다.
북극성이 2 등성 정도 되는 별인데 나가서 카시오페아와 북두칠성 사이 북극성을 찾아보려 하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zhr은 이런 밤하늘이 6.5등급이 보이는 어두운 하늘로 전제합니다. 사실상 맞추기가 어려운 조건이지요.
두 번째는 복사점의 위치입니다. 지평선 근처 즉 고도가 낮은 대상은 머리 위 천정에 위치한 대상에 비해 보다 어둡게 보이기 마련입니다. zhr의 조건은 복사점이 천정에 위치해 있을 때를 가정합니다.
즉 정말 은하수가 맨눈으로 충분히 보이고도 남을 어두운 밤하늘 아래 복사점이 바닥에 딱 누웠을 때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의 시간당 볼 수 있는 유성의 수가 바로 zhr입니다. ㅎ짐
극대기
극대기는 유성우에서 유성이 제일 많이 관측될 것으로 생각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유성우가 발생하는 이유가 앞서 혜성이 지나가며 남긴 유성체의 구름을 지구가 통과하면서라고 했는데 이 구름이 옅은 쪽부터 시작해서 두꺼운 쪽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가장 두꺼운 부분을 지나갈 때가 극대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두꺼운 부분이 뾰족하게 두꺼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시기를 전 후 해서 유성이 평소보다 많이 보이는 어느 정도의 텀이 존재합니다. 보통은 극대기 전 후 일주일 정도는 유성을 충분히 관측 가능하다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2024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이번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의 극대기는 앞서 이야기했듯 저녁 11시 30분입니다. 달이 상현이긴 하지만 극대기 이전인 11시경에 지평선 아래로 지므로 달에 의한 영향을 받진 않습니다.
zhr은 100으로 큰 편에 속합니다. 절대수치로 시간당 100개라고 보지 말고 편하게 평소보다 많이 볼 수 있다 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좋습니다.
복사점은 페르세우스 자리에 위치해 있는데요. 페르세우스 자리를 찾지 못하겠다면 북쪽 하늘 W모양의 카시오페아 자리를 찾고 그 아래쪽을 보면 됩니다.
하지만 복사점만 볼 필요는 없는데요 복사점은 천구상의 유성을 이어봤을 때 만나는 지점일 뿐 유성은 하늘 전체에서 떨어집니다. 오히려 복사점에서 멀수록 꼬리가 긴 유성을 볼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관측을 하려면 사방이 트여있고 어두운 하늘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준비물은 바닥에 깔아 둘 돗자리와 적당히 따뜻한 음료 그리고 덮을만한 담요와 모기기피를 위한 물건 정도를 챙기면 됩니다.
돗자리를 깔고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그것으로 관측 준비가 끝난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복사점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하늘 전체적으로 보는 시야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남들은 '어' 하며 유성을 보는 사이 나는 '어디??'라고 하며 놓치는 불운을 겪게 됩니다.
사진을 찍고 싶다면 카메라와 삼각대 혹은 핸드폰과 핸드폰 삼각대 정도면 충분합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거치를 해 두고 핸드폰은 밤하늘 모드 혹은 장노출 모드, 카메라는 15초 내외의 셔터스피드로 설정을 해두고 계속해서 찍으면 됩니다. 인터벌 모드건 타임랩스 모드건 다 좋습니다. 그렇게 카메라는 열심히 찍고 나는 옆에 누워 별자리를 헤며 간혹 떨어지는 유성을 즐기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8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가 관측하기에 제일 좋은 유성우라 생각합니다. 무더운 여름 한가운데 있다 보니 다른 천문 이벤트에 비해 춥고 더움이 없는 시기입니다. 게다가 방학시기 휴가철이라 주중일지라도 슬쩍 나가서 보기에 부담이 다른 때보다 덜 합니다.
게다가 유성은 다른 관측 도구가 필요 없는 맨 두 눈으로 봐야 하는 천체현상입니다. 자리 깔고 누워 핸드폰 별자리 어플로 별자리를 찾아보는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간혹 관측하는 분들을 배려한다고 관측지 진입 시 전조등을 끄고 진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보통 관측지는 어두운 곳이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안전사고가 제법 있었던 과거가 있습니다.
관측할 때도 차가 드나드는 곳인지를 잘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고 진입할 때도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전조등은 꼭 키길 바랍니다. 안전하게 주차를 한 후에 신속하게 꺼도 늦지 않습니다.
모두들 이번에는 많은 수의 유성을 보길 바라고 다들 소원도 빌어 꼭 이뤄지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