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 만들기 #1 - 글꼴 및 폰트 저작 도구

글꼴(폰트) 만들기

글꼴 디자인을 하고 그 디자인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그것이 모든 한글 글자에 적용되게 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창작 작업이다. 글을 쓰는 문인이 아름다운 문장을 원고지에 한 자 한 자 써내려 가는 전통적 방식을 사용할지, 아니면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현대적 방식을 채택할지는 취향의 문제이지만, 아름다운 글꼴을 하나의 폰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내는 것에는 더 이상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 한글 폰트를 만들 때 글자를 디자인하는 문제는 프로그래머 출신인 나의 문제가 아니었으므로 만들어진 디자인을 어떻게 폰트로 구성할 것인가를 세상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해결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자체를 개발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폰트의 구성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혼자 만들어 가는 우직한 짓을 했었다.

이 이야기는 "글꼴 이야기" 매거진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폰트 제작 시리즈에서는 글꼴에 관심을 가지는 일반인들이 어떻게 그들이 원하는 글꼴을 만들고 이를 폰트로 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나 역시도 폰트와 글꼴이라는 이야기를 혼동하여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글꼴이라면 글자의 구성과 디자인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고 폰트라고 하면 이렇게 구성된 글자의 디자인을 하나의 완성된 파일로 만든 상품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앞 서 비트맵 폰트와 아웃라인 폰트에 대하여 이야기했는데, 현재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트루타입(아웃라인) 폰트를 제작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조금씩 설명 영역을 넓혀 보겠다.

폰트 저작 도구의 선정

이글의 대상이 일반인들이고, 그들이 어떻게 폰트를 만들까를 설명하려고 하니 다른 모든 것에 앞서 그 프로그램의 가격이 가장 큰 선택의 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금세 결정하게 되었다.

물론 영문뿐 아니라 한글도 구성할 수 있고, 디자인과 폰트 파일 제작의 용이성도 따져야 했지만,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의 저작 도구에서 해결이 가능한 문제였다.

선정에 있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1. 저렴한 가격 : 일반인들이 자신들의 폰트를 만들기 위해 사용할 것이므로 저렴해야 한다. 물론 오픈소스 도구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업 도구가 사용에 편리하다.

2. 사용의 편리성 : 디자인 작업 및 폰트 구성이 편리하여야 한다.

3. 표준화 및 확장성 : 차후에 더 많은 기능을 가진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여야 한다.

그래서 선택한 툴이 Fontlab사의 Typetool이다.

현재의 가격은 US$50 이하이고, 60일 내에 환불이 가능하다.

또한 Windows와 Mac 버전이 모두 있고, 더 상위 버전이 필요하면 업계의 스탠더드로 통하는 FontLab Studio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동일한 파일 포맷을 사용하고 훨씬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저작 도구 구성이 동일하다.

https://old.fontlab.com/font-editor/typetool/ 에서 구매할 수도 있고, 데모 버전을 무료로 다운로드하여서 테스트해 볼 수도 있다. 데모 버전은 파일을 저장하고, 폰트를 만드는 부분이 불가능한 것 이외에는 모든 부분이 정상 버전과 동일하게 잘 동작한다. 폰트 빌드 이전의 단계는 데모 버전을 가지고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물론 저가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한계도 있고, 폰트의 한글 이름을 지정하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는 폰트의 구성을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폰트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는 별 문제가 없다. 그리고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는 폰트 디자인 자체를 설명하기에는 98% 아쉬운 프로그래머이다.

우리 수석 디자이너에게 약간의 도움을 받기는 하겠지만, 디자인 이외의 폰트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위주로 설명할 것이다.

만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 디자이너라면 Adobe Illustrator 프로그램의 외곽선 그리기 사용법은 알고 있을 것이고, 이 도구의 디자인 툴 자체는 Adobe Illustrator와 별반 다를 바가 없으니 별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더 다양한 폰트 저작 도구를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