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꼴은 평생 붓과 먹으로 글자 원도를 그려오신 우리 회사의 대표 디자이너 김화복 선생이 처음으로 컴퓨터로 작업하여 완성한 글꼴 중 하나이다. 물론 최초의 기초 디자인 원도와 외곽 라인은 먹과 펜을 이용하였지만 뒷 작업은 모두 컴퓨터로 완성하였다.
아래한글 2.5가 발매되기 몇 개월 전에 한글과 컴퓨터사에서 기본으로 번들할 글꼴을 선정할 당시에 최초로 선정된 글꼴은 "태-소하"였다. 당시에는 계약서도 수정하지 않고 양사의 합의에 의해 "태-소하"에서 "태-나무"로 변경된 글꼴을 납품했다.
아래한글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hft라고 하는 폰트 포맷을 가지고 있었고, PFB(PostScript Type1)포맷을 가지고 한글과 컴퓨터에서 제공한 변형 툴을 사용하여 제작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었고, 차후에 이 포맷은 휴먼컴퓨터의 폰트 저작도구 "폰트매니아"에서도 빌드를 할 수 있었다. 해당 포맷으로 "태-나무체"를 제작하여 한글과 컴퓨터 측에 제공하였다.
한글 2.5에 기본으로 번들된 "태-나무" 글꼴은 나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자부한다.
한글 2.5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이 글꼴은 그 이후에
휴먼컴퓨터의 문방사우, 핸디소프트의 아리랑, 포스데이터의 일사천리, 한메소프트의 파피루스와 한메한글포 윈도우, 워드퍼펙트, 코렐드로우 디자인 패키지 등등 수많은 워드프로세서와 전자출판 프로그램에 기본 번들로 제공되었다.
어찌 봐서는 디자인 서체가 너무 지나치게 대중화되었다고나 할까?
지방 소도시를 다니다 보면 수많은 간판에 "태-나무체"가 사용되고 있다. 저작권 개념 없을 때 수많은 업체들이 복제하여 팔아먹고, 자기가 만든 것처럼 자기 이름 붙여 팔아먹은 폰트이기도 하여, 더 많이 사용되었는지 모른다. 남의 디자인을 도용하여 팔아먹었다 하여도, 그로 인해 그들 가족이 배불렀고 우리 글꼴이 많이 사용되었다고 하면 우려와 함께 감사할 만한 일이다.
지방 소도시에서 특별히 룸살롱 간판으로 이 글꼴이 많이 쓰인다고 전한 지인이 이 글꼴이 "야한 글꼴"이라고 놀려서 함께 웃어넘긴 기억도 있다.
어찌 되었건 이 글꼴은 우리 회사의 창립 멤버들에게는 가장 많이 기억되는 글꼴이고, 오늘날 우리 회사가 30년 가까이 존재하게 도와준 고마운 글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