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ood Transformation Sep 22. 2023

스타트업의 투자 여정

Preview - 투자 라운드는 어떤 단계로 구성될까요

안녕하세요, 신세계에서 신사업으로써 대안(대체)식품 미국 사업을 맡아 추진하고 있는 김용우입니다. 조금 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내용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투자 유치의 과정에 대한 내용을 시작합니다. 투자를 유치하는 쪽과 집행하는 쪽 모두에 걸친 내용으로, 몇 차례에 걸친 시리즈물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전반적인 내용으로 시작과 끝, 큰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내용은 저의 저작물입니다. 타 처로의 전송은 금지됩니다.


[투자를 유치할 때 일어나는 일]


회사, 아마도 스타트업이 외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편의 상 투자를 유치하는 쪽에 속했다고 가정하고 기술합니다.


먼저 투자를 받고 싶은 투자자를 찾습니다. 다음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우리 사업과 회사를 소개하고, 시장을 전망하고 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우리 팀의 문제 의식을 공유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우리의 제품을 설명하고, 어떤 경로를 통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설득하게 되죠.

이에 더해서, 비슷한 문제 의식을 공유한 다른 팀과 우리를 비교하고 또 그들의 제품과 우리의 제품을 비교하기 위해서 경쟁 환경을 조사하고 우리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주장합니다. 향후 시장이 바뀌어 가는 방향성을 기반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달성해야 하는 크고 작은 목표들은 구체화한 뒤 이러한 목표들이 달성되어 감에 따라 우리 팀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성공해서 심사역 또는 매니저를 설득하는데 성공하면 다음은 실사입니다. 우리가 제시한 시장의 전망, 우리 팀과 제품의 경쟁력,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실적과 기술에 대한 증명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실현 가능성에 대해 더 깊은 수준으로 설득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하기로 결정하면 그 여정에서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역시 투자사의 고민입니다.


실사를 통해 모든 설득이 완료되면 투자사는 공식적인 내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투자심의위원회에 안건을 회부하게 됩니다. 심한 회사는 n차에 걸쳐 검토하지만 보통 2회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어떤 투자사는 이 단계 직전에, 어떤 투자사는 이 단계 직후에 주요 투자 조건을 담은 term sheet를 보내오게 되고, 만약에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날아온 term sheet가 있다면 투자 의향이 있다기 보다 우리에게 관심이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사 단계에서 제대로 준비 되지 않았다면 매우 괴로운 Q&A가 수 차례 오가게 되고, 상당히 버거운 과정을 거치게 되지만 그 만큼 우리는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투자의 주요 조건, 즉 Term에 대해 협의가 완료되었고 공식적으로 Term sheet를 수령하였다, 그리고 투자사의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했음을 확인한다면 어느 정도 성사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합니다. 본계약(SPA) 체결을 위하여 준비한 계약서 초안에 대해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투자사와 서로의 입장을 잘 정리하여 반영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하는 수순이죠.


대망의 서명을 완료하면 끝일까 싶지만 아닙니다. 우리는 투자를 유치한 회사답게 정관을 수정하고 주식을 발행하여 투자사로 배정해 주어야 하고, 투자금 납입을 받기 위하여 제대로 된 자본금 계좌를 준비해야 합니다. 만약 첫 투자 유치라면 창업 팀 개인 간의 주주 간 계약서를 준비하여 체결합니다. 누구를 공동 창업자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을 요하는 부분이니, 가능하면 최초부터 또는 투자 유치 프로세스가 진행되기 이전에 협의를 완료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투자사와의 협의가 있는 경우 이사회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시간 순으로만 읊어대니 다소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들어보셨을 단어들로 정리하면,      

접근하고자 하는 투자사를 선정한 후 Phitching을 진행하고

Due diligence 수행을 함께합니다.

Investment committee 진행을 지원한 뒤

SPA를 체결하고

자본금 납입을 받습니다.


간단하죠?


[작성 또는 수정해야 할 자료]


위 다섯 가지의 각 단계별로 할 일과 작성할 자료를 살펴봅니다. 시리즈의 후속 글에서 하나씩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Phitching - Phitch material, Market research, Product specification, Tech elaboration, Strategic roadmap, Financial forecasting

Due diligence - Evidences (Due diligence report)

Investment committee - IR material, Term sheet

SPA - Stock purchase agreement

Capital injection - BoD meeting minute, Charter amendment, Stock issuance, Shareholder list amendment


[투자 유치 시 알아두면 좋을 투자 자본의 형태]


다른 목차에서 다루기 애매하지만 꼭 알아두셔야 할 내용을 먼저 설명합니다. 투자 유치 시 자금 조달의 유형에 대한 내용인데 크게는 부채 조달과 자본 조달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부채를 먼저 다루며, 정식으로 회사채를 통한 조달은 논외로 하고 스타트업 환경에 맞는 부채만을 요약합니다.      


전환사채 (Convertible Bond)

    - 전환사채는 계약 시 협의한 일정 조건 하에 사채를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회사채입니다.

    - 투자사 입장에서는 회사의 후속 채권자 또는 투자자에 비해 선순위의 회수 권한을 보유할 수 있고, (부도만 아니라면) 최소한의 수익을 이자 수익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회사는 일정한 조건을 달아 상환권을 보유할 수 있고 후속 투자자로부터 확보한 투자금 또는 더 유리한 조건으로 확보한 부채를 기반으로 본 사채를 상환하여 회사의 재무 구조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 만약 교환사채(Exchangible Bond)를 선택하게 되면 본 건 투자의 회사채를 신주로 전환하는가 구주로 전환하는가에 대한 차이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 (Bond with warrants)

    - 일정 조건 성립 시 본 투자 계약의 부채가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사채입니다.

    - 이자를 수취할 수 있는 사채분과 신주인수권분을 분리하여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분리형과 분리가 불가능하도록 규정하는 비분리형이 있습니다.

    - 전환사채와 비교하면 신주인수권을 확보하고 행사해도 사채는 그대로 존치되며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고자 할 때에는 행사가액을 추가로 납입해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Convertible note

    - 번역할 말이 마땅치 않습니다만, convertible bond와의 차이점은 전환 조건을 사전에 정하는가 사후 상황을 반영하도록 하는가에 있습니다.

    - 즉, convertible bond(전환사채)의 경우 전환 조건을 사전에 협의하여 계약에 명시하는 반면 convertible note의 경우 전환 조건, 특히 전환가액을 향후 전환 시점의 현황을 반영하도록 합니다.

    - 협의에 따라 다릅니다만 통상 전환가액은 후속 투자가 유치되는 시점의 기업가치/주당가치에 대해 사전에 정한 일정 비율의 할인율을 적용한 금액과 특정 금액으로 정해 둔 기업가치의 상한선(valuation cap) 중 낮은 쪽으로 정해지도록 하는 방법을 많이 채택합니다.


자본 조달입니다. 자본으로 조달하는 경우 아래 각 항목 정도의 내용을 고려하게 됩니다.      

보통주(Common Stock)

    - 보통주는 상법상 배당 또는 잔여 재산 분배에서 가장 후순위이므로, 투자자, 특히 초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 IPO 또는 M&A 수준에 이른 거래에서 활용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선주(Preferred Stock)

    - 위의 논의와 같이 상법상 배당 또는 잔여 재산 분배 시 보통주에 우선하는 권리를 가집니다.

    - 다만 그 대가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투자사에 따라 계약서 상 의결권 행사에 대해 권한을 받기도 합니다.

    - 우선주는 발행 시점에 따라 속성을 달리 정할 수 있고, 통상 이를 구분하기 위해 우선주A, 우선주B 등으로 이름을 달리 부릅니다.

    - 보통주보다는 배당 및 잔여 재산 분배의 선순위를 확보하나 다른 권한을 정하는 바 없이 단순 우선주로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는 역시 많지 않습니다.


전환우선주(CPS: Convertible Preferred Stock)

    - 우선주에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가하여 협의한 요건이 충족되고 투자자가 청구하는 경우 보통주로 전환되는 우선주입니다.

    - 통상 전환권에 특정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전환가액이 조정되는 조항이 부가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라운드에 회사 가치가 감소하여 본 라운드보다 낮은 가액으로 전환우선주가 들어오는 경우, 본 건 전환가액도 해당 금액에 맞추어 조정)


상환우선주(RPS: Redeemable Preferred Stock)

    - 우선주에 상환권을 부가하여 일정 이자를 포함한 금액을 상환하고 계약을 만료할 수 있는 우선주입니다.

    - 과거 회사 입장에서는 재무 구조(즉, 부채 비율)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의 사업 성과가 좋은 경우 주식 가치 증대 및 배당 참여 등으로 수익화가 용이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 정해진 이자수익을 포함한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여겨졌습니다.

    - 다만 현재는 국제회계기준(IFRS) 하에서 자본이 아닌 부채 계정으로 처리하도록 정한 바 있어 회사 입장의 장점이 사라짐에 따라 거의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전환상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

    - 전환우선주에 상환권이 부가된 형태의 우선주입니다.- 투자자는 본 우선주를 기반으로 사업 성과가 좋은 경우 보통주로 전환하여 높아진 기업 가치를 온전히 향유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여 경영에 참여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 상환을 요구하여 정해진 이자수익을 포함한 안정적 투자 성과를 달성할 수 있어 한국에서의 초기 투자에 주로 활용되는 형태입니다.


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

    - 향후 일정 조건 충족 시 해당 시점에서 산출된 기업가치에 따른 행사가액으로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계약입니다.

    - 채권형 투자에서 논의한 convertible note에서 원금과 이자에 대한 상환 의무를 배제하고 조건부 주식인수 계약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통상 후속 투자 라운드에서 산정되는 기업가치/주당가치에서 일정 비율의 할인율을 적용한 수준을 전환가액으로 하고, 기 유치한 투자 자금을 전환가액으로 나눈 수의 주식을 분배하게 됩니다.

    - 미국의 유명 엑셀러레이터 Y combinator가 주로 활용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미국에서는 매우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정리]


투자 유치에 대해서 논의합니다.

투자 유치는 우리가 투자를 받아야 할 투자사를 선정하는 Origination > 우리 팀과 제품을 소개하고 심사역을 설득하는 Pitching > 이를 증명하는 Due diligence > 투자사의 공식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Investment committee > 본계약 체결 > 정관 변경 및 주식 발행과 교부(주금 납입), 이사회 개편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는 크게 부채와 자본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부채로 조달하는 경우에는 회사채,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Convertible note를 활용할 수 있고 자본으로 조달하는 경우에는 보통주와 우선주, 전환우선주, 상환우선주, 전환상환우선주와 SAFE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 각 단계에서 일어날 일과 작성해야 되는 자료가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비욘드미트(BYND) 실적 리뷰 - 23년 2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