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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호 Apr 24. 2021

신문을 주문하면 신문이 온다

10년쯤 전 교양 강의에서도 신문사의 부수 발행이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히 들려왔다. 종이신문 발행부수는 국가 보조금 및 광고 단가 책정에 영향을 미치므로 찍어서 바로 버려지기도 한다는 거였다. 당시에도 신문을 보냐는 교수님의 질문에 손을 드는 사람은 다섯명도 되지 않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구독자가 더 적을 것이 분명하다. 2019년 기준으로는 종이신문 구독률이 6.4%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럼 찍어낸 신문은 정말 버려지는 걸까. ABC협회가 발행 부수를 집계하는 과정에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과, 해외로 수출되는 우리나라의 신문지가 보도되면서 다시금 궁금해졌다.


그래서 4월 10일(토요일)에 인터넷으로 신문지를 주문해봤다. 가격도 저렴했다. 주문한 택배는 화요일에 도착했다. 주문 하루 전 날짜의 신문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중간 과정은 알 수 없으나 아무도 읽지 않았음을 추정할 수 있는 신문은 분명 실재했다. 


언론을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자본에 종속되어 자본의 영향을 받는 곳과, 그것에서 최대한 독립을 유지하려는 곳으로 나눠 판단할 필요도 있다. 독자적인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한 채 광고료나 보조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신문사는, 돈을 지불하는 혹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자들에게는 날카로운 기사를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튼, 신문을 주문하면 온다. 깨끗한 신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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