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일요일 오후.
학원을 끝마친 윤희를 데리러 갔다.
어제부터 드라이브 가자고 졸랐다.
150매 원고의 초고를 끝내야 하기에 토요일은 미뤘지만
일요일 오전에 다행히 초고를 끝냈다.
집에서 가까운 영종도를 가기 전
인천 백운역 근처 요양 병원에 계신 엄마를 잠시 뵀다.
노인네의 기력이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문 닫을 때마다 아주 살짝 문을 열어 놓는다.
인연의 끈이 잘릴 듯싶어서 말이다.
영종도 마시랑 카페에 갔다.
4시경이지만 그날 생산한 빵은 갈릭 치즈만 빼고는 다 나갔다.
같은 집인 줄 알았던 옆집인 마시안 제빵소도 사정은 매한가지였다.
이웃하고 있고 한쪽은 영어로, 한쪽은 한글 표기라서 브랜드만 달리 하는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곳이다.
음료 가격은 시내보다 천 원 정도 비쌌다.
을왕해수욕장의 베이커리 카페의 맛없던 9천 원 커피보다는 훨씬 낫다.
17년 인생인 우리 딸, 최근에 짬뽕 맛에 꽂혔는지 짬뽕 먹으러 가자고 조르기에 한 그릇 먹고
을왕 해수욕장을 거릴 다가 선녀바위로 갔다.
그 사이 은빛으로 물들었던 바다는 금빛으로 변했다.
해넘이 구경하고는
돌아오는 길 노을이 예뻐 카페에 들렸다.
우리나라 3대 절벽 카페라는데
여기 말고 두 군데는 어디 있는지.. 몇 개 중에 3대인지 설명은 없다.
아무튼 3대라고 자칭한다. 을왕리 해수욕장 방향의 노을이 아름답기에
경치는 좋다.
윤희랑 몇 시간의 데이트.
보름 전 윤희가 준 편지가 생각났다.
담배 끊으라고 성질냈던 까닭을 긴 글의 편지에 적어서 윤희가 줬다.
작년에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아빠와의 이별이 두려웠다고 한다.
당장 눈에 띄는 담배부터 어찌하지 못하면 자기가 죽을 거 같았다고 한다.
요번에도 못 끊고 계속 피었다면 딸내미 마음에 대못 박았을 듯..
마음을 채운 데이트였다.
#딸에게차려주는식탁
사진은 소니 알파7 + 슈나이더 제논 1.9 50mm로 촬영했다.
#슈나이더렌즈
#올드렌즈
#이종교배
#슈나이더_제논_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