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영 Oct 28. 2019

인천 하고도 신포동, 차이나타운

잠깐의 여행

1989년 동인천은 화려했다.

2019년 동인천은 화려함의 흔적만 남았다.


응답하라 1988 세대, 89년에 고 3이었다.

자율학습을 땡땡이치고 45번이나 24번 버스를 타면

기억으로는 동인천을 지나 종점인 월미도에 가곤 했다.

대학을 가고

지금은 월미공원 자리인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취사병을 했다. 아마도 1993년도 전후였나 싶다. 현역은 아니었고 해군 방위 취사병이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오후 7시에 퇴근했던 빡쎈 보직이었다. 


신포시장 방향 차이나타운 끄트머리.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건물이 있다. 

신문사에 보낼 원고의 초안 쓰고는 딸아이와 인천에 갔다.

고속도로를 타고 시내에 접어들고 신포동 로데오 거리에 차를 세웠다.

신포동을 시작으로 중구청, 차이나타운, 동화마을까지 걸었다.

중국집 사이에 있는 의선당. 중국식 사당이다. 

삼국지 주인공중 유일하게 신으로 추앙받은 관우에게 향을 올렸다.

향 하나에 천 원이다.

수동 렌즈를 물리고 나간 까닭에 초점을 미리 맞춘 카메라를 딸에게 주고는 찍어 달라고 했다.

1960년대 만든 렌즈지만 여전히 잘 찍히고 현대의 색감을 올드한 색감으로 바꿔 준다.

담벼락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곧 흘쩍 떠날 테지만

동화마을도 차이나타운만큼이나 사람이 많다.

동네 사람들 한테 어떤 혜택이 가는지 궁금했다.

신포시장 건너 경동 가구거리.

애관극장 중심으로 참으로 화려했던 곳이다.

동인천역 지하상가로 나와

최신 영화를 보러 갔던 골목이다. 

때로는

이 길 앞을 지나서 배다리 헌책방 골목을 가기도 했었고, 미림 극장을 가기도 했었다. 

재개발과 재생 사이에서 조금씩 변화가 보이고 있다.

5시 오픈 전부터 줄을 선다. 먹고 나면 굳이?

식당 건너편은 달달한 것을 파는 '개항당'이다.

네이밍이 괜찮다.

4시 40분 집에 갈까 하다가

잠시 기다려 들어갔다.

비빔면

온면

납작 만두를 시켰다.

먹고 나오니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딸아이와 같은 생각이었다.

다음에 또?

: 글쎄

: 줄을 서지 않는다면... 

신포시장 산동만두 옆 옆 만두가게에서 야채 호떡을 샀다.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이 호떡은 우리 집 밖에 없어요"

아무도 안 파는 이유는 먹어 보면 안다.


그냥 짜다........ 


닭강정을 안 먹어도

짜장면을 굳이 안 먹어도

슬슬 걸어 다니다 보면 많은 것들이 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슬렁슬렁 걸어 다니기 좋다. 


가을 참 예쁜 계절 아닌가... 


#올드렌즈

#kuribayashi_petri

#a7_sony 

매거진의 이전글 초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