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유니셰프


유니셰프.

장조림과 소고기 볶음

by 김진영

와이프와 맞벌이를 한다.

나 보다 와이프가 더 바쁘다.

나 보다 와이프가 더 요리를 못한다.

결혼 14년 차, 신혼부터 요리는 내가 했다.

딸 아이의 아침과 저녁을 내가 책임진다.

아이 이름은 '윤희' .

윤희를 위한 요리라 페이스북에서도 '유니셰프'라는 테그를 사용한다.



밥.

하루 두 끼를 한다.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해서 두 번이다.
매일같이
김치, 오징어채 볶음 등 밑반찬은 엇비슷해도
일품 메뉴 하나는 바꿔야 한다.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장을 바꿔야 한다.

이쪽 저쪽 일보고 들어오니
6시쯤 윤희가 늦게 온다.
메뉴 생각을 잠시 하고
몸을 움직인다.
돌솥을 보니 아침에 한 밥이 둘이 먹기 충분하다.
쌀 품종이 반찹쌀계라서 저녁이 되어도 먹기 나쁘지 않다.
밥 짓는 것은 생략한다.

계란장조림을 한다.
설탕과 간장, 물로 시럽을 만든다.
캐러멜 색소 대신 설탕과 간장으로 메일라르 반응(가열에 당과 아미노산의 반응으로 갈색이 되는 것)으로 색소를 얻는다. 강불에 하다 점성이 생기기 시작하면 불을 조절한다. 색이 생기기 시작하면 불 옆을 떠나지 않는다. 순식간에 타버리거나 쓴맛이 난다. 귀찮기는 하지만 집에 두지 않는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MSG(대부분 소스에 들어 있기도 해서 추가로 넣지 않는다)와 캐러색소다. 유해, 무해를 떠나 쓰지 않는다. 간장도 대기업 상품이 아니고 색이 옅은 재래식 간장이다 보니 장조림을 해도 색이 안나와서 색소를 만들어서 쓴다. 가끔 딴 데 정신 팔다 보면 냄비를 태울 때도 있다.

20151127-DSC00318.jpg

계란을 삶는다. 끓는 물에 4분, 불끄고 4분 뜸을 들인다. 밥만 뜸을 들이는 게 아니라 라면도 시식을 해보고 먹던 식감보다 덜 퍼졌다 싶을 때 불을 끈다. 그리고 1분 정도 뜸을 들인 후 먹으면 면의 식감이 좋다. 계란도 마찬가지다. 익을 때까지 삶으면 계란 흰자의 탄성이 사라진다. 계란을 삶는 동안 간장/설탕 시럽을 만든다. 두 가지을 동시에 시작하면 얼추 비슷하게 끝난다. 계란의 껍질 을 까고 만든 소스에 마늘, 생강 등을 넣고 장조림을 만든다. 3~4일 먹을 양으로 10개 정도 만들어 놓으면 상에 깔리는 밑반찬 하나가 늘었다는 안도감(이 감정은 뭘까?)이 생긴다.

20151127-DSC00323.jpg

장조림을 조리는 사이
멸치액젓, 토마토 소스와 두반장 소스, 마늘, 생강, 양파를 넣고 볶는다. 청양고추를 찾으니 없다. 아쉽지만 어쩌겠냐. 사러 가는 것보다는 그냥 하는 게 편하니 그냥 한다. 소스가 끓어오를 때 숙성 시킨 설도를 넣고 빠르게 볶아 낸다. 액젓, 토마토, 두반장 3개의 감칠맛에 숙성육의 풍미가 합치니 대충 볶아도 맛이 난다.
두반장에 설탕이 들어가 있으니 추가로 넣지 않는다. 안넣어도 단맛이 충분하다.

전에 해줬던 스테이크와 볶음 요리 중 어떻게 나은 지 물어 보니
둘 다 맛있다 한다. 일단 고기의 맛이 좋으니 그러는 듯 싶다.



그렇게 불금 저녁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