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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Apr 25. 2024

프랑스, 스페인, 리옹 렌터카 운전

2600km의 여정


외국에서 운전한다는 것은 두려움이 앞선다. 운전하는 것이야 국내와 같아도 일단 일이 터졌을 때가 두렵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말이 잘 안 통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함이 이유. 여기에 운전대가 바뀌는 일본, 홍콩, 영국은 플러스 요인 추가다. 암튼, 운전대가 어디에 있든 외국에서 운전은 사람을 일단 ‘쫄’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파리에서 바르셀로나까지 거리는 대략 900km

프랑스 여행을 하면서 차를 빌렸다. 여행은 스물두 살 딸과의 여행. 운전이라면 국내에서 100만 km 넘게 운전했기에 장거리 운전에 대한 두려움은 나에게는 없다. 프랑스를 출발해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거쳐 다시 프랑스 리옹을 여행하는 일정. 대중교통과 렌트비용을 비교하니 거기서 거기. 그렇다면 운전을 ‘하자’로 결정. 파리에서 바르셀로나까지 대충 1,300km, 뭐 국내에서 당일치기로 1,100km 운전도 했기에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운전하기 참으로 편했던 고속도로

파리 리옹역에서 차를 빌리고, 이게 가장 힘들었다. 철도 공무원에게 인종 차별도 당하면서(친절한 미소로 전혀 다른 곳을 알려준, X새끼) 30분 헤맨 끝에 찾았다. 나중에 차 반납도 어려웠다. 다시 빌린다면 리옹역은 제외다. 차를 빌려 바르셀로나로 출발. 파리의 아침 출근길을 30분 정도 뚫고 나가니 그때부터는 직진만 하면 됐다. 시내나 고속도로나 운전은 어렵지 않았다. 딱 하나만 지키면 됐다. ‘하지 말라는 것 안 하는 것’ 과속, 차 간 간격 가까이 안 하는 것 등 어디에서 운전하면서 하지 말라는 것 안 하면 속 편한 것이 프랑스에서의 운전이었다. 우회전도 신호가 있어 신호대로만 하면 된다. 깜빡이 켜면 비켜주고 내가 키면 비켜주었다. 좌회전이 전부 비보호라 조금 낯설었지만 국내에서 1년 이상 운전했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유턴도 마찬가지, 금지 표시가 없다면 비보호 표시가 있다면 어디든 가능했다. 시내 운전은 대충 우회전 신호와 비보호 좌회전만 잘하면 그만이었다. 고속도로는 시내보다 더 편했다. 일단 1차선은 거의 비어 있었다. 일부 달리는 운전자들 빼고는 대부분 지정 차로 운행을 했다. 1차선은 추월, 2차선 주행, 3차로 화물이라는 규정을 대부분 잘 지켰다. 우리처럼 화물차가 2차로 주행을 하지 않았다. 간혹 추월을 위해 2차로 주행을 하기도 했지만 추월이 끝나면 바로 제 차선으로 주행했다. 우리는 지정 차로 상관없이 화물차들이 2차로 주행이 많기에 부득불 승용차가 1차로 주행하는 예가 상당히 많다. 주행하는 승용차들도 규정 속도를 잘 지킨다. 안 지키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지킨다. 벌금이 장난이 아니기에 그런 듯싶다. 게다가 우리처럼 시속 90~100km 속도로 1차선 주행하는 빌런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소통이 원활했다. 장롱면허도 쉽게 운전할 수 있는 곳이 여기였다. 

아름다운 안시와 리옹 근교의 중세 마을  페루즈

렌트의 장점은 시간 컨트롤이 좋다는 거다. 편리한 기차나 비행기보다 내가 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Go나 Stop이 내 맘이라는 게 가장 좋다. 프랑스 고속도로를 달려보면 중간중간 빠지고 싶은 풍경들을 볼 때마다 잘 빌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리옹에서 알프스 근처 안시를 갔을 때나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페루즈 여행은 렌터카였기에 손쉽게 할 수 있었다. 기차나 비행기는 시간에 맞추어 미리 이동해서 대기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즉 여행에서 죽는 시간이 많다는 점이다. 비행기만 하더라도 적어도 두 시간 전에는 공항에서 도착해야 하니 일단 여행에서 두 시간은 빼야 한다. 게다가 공항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더한다면 반나절은 그냥 날아간다. 여행에서 반나절은 큰 시간이다. 렌터카의 단점은 딱 하나다. 운전의 피곤함이다. 몇몇 여행이라면 돌아가며 운전하면 좋을 듯싶다. 실제로 셋 이상이라면 렌트가 훨씬 교통비도 저렴하다는 계산이 인터넷 여기저기 나돈다. 차를 잘 못 빌려 휘발유 차를 빌렸지만 연비 좋은 경유차라면 훨씬 절감될 것이다. 유로를 쓰는 나라끼리는 고속도로가 연결되어 있기에 그냥 통과하면 된다. 바르셀로나에서 리옹 넘어갈 때도 그냥 지나쳤다. 

휴게소 음식은 우리와 비슷. 맛은 그냥저냥 가격은 비싼... 공통이었다.

고속도로를 간다면 궁금한 게 휴게소다. 우리와 얼마나 다를까? 원초적 궁금함이 앞선다.

그 다음은 톨게이트이다. 낯선 요금 지불 체계에 대한 막연하고 불안한 궁금함이지 싶다.  프랑스 휴게소는 몇 개의 브랜드가 나눠서 운영하는 듯 보였다. 스페인까지 넘어가는 약 1,000km 고속도로 약 30km 간격 정도로 휴게소가 있는 거 같았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가 비싸고 맛이 없는 것처럼 프랑스 휴게소 또한 비슷해 보였다. 도시락을 싸와서 먹는 이가 꽤 많았다. 일단 대부분 휴게소의 식사는 카페테리아와 햄버거 체인점이 대부분. 버거킹, 맥도날드 등 익숙한 브랜드가 번갈아 가면서 나온다. 커피는 빵 체인점(쇼핑몰, 역사에 있는) 혹은 원두 자판기다. 자판기에서 뽑는 에스프레소 가격은 2.5유로(약 3,500원) 정도였을 듯. 맛은 카페인 충전용 정도다. 스페인 가다가 중간 휴게소에 들러 맥도날드를 먹었다. 키오스크 주문이다. 키오스크 옆에는 세울 수 있는 번호판이 있다. 테이크 아웃은 그냥 주문, 먹고 간다면 번호판 번호를 입력한 다음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번호판을 세워 놓으면 서버가 가져다준다. 가격은 다소 비싼, 하지만 국내 맥도날드보다는 훨씬 맛있는 수준. 일단 번부터 달랐다. 기억나는 휴게소는 리옹에서 파리 올 때 들린 누가 휴게소다. 누가가 유명한 동네의 휴게소인지 휴게소 이름조차 누가였다. 휴게소 시설 외에 커다란 누가 판매장까지 따로 들 정도였다. 다양한 누가를 무게로 팔기도 하고 따로 선물세트 또한 다양했다. 순창 휴게소인데 고추장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제품을 구성해 놓은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 기름값은 처음에는 0.1~0.3유로를 생각하지 않고 대충 넣었다. 생각해보니 1400 X 0.3=420원이었다. 50L를 넣는다면 2만 원 차이였다. 달리는 중간중간 남은 휴게소 거리와 기름값을 표시하는 알림판이 서 있다. 그걸 보면서 계획을 세우면 좋다. 처음에는 0.1, 0.2의 큰 차이, 그걸 몰랐다.


톨게이트는 표지판에서 t와 현금 표시가 같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된다. 티켓을 뽑고 나가는 길에 카드 계산하면 그만. 무인 주차장 나간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것 없다. 영어 설명도 선택할 수 있다. 


비행기와 기차는 빠르다. 자동차는 그에 비해 느리다. 하지만 자동차는 시간의 여유를 가진다. 그 장점으로 인해 다음에도 여행을 간다면 나는 또 렌트를 할 것이다. 경유차로 말이다. 

파리⭢바르셀로나⭢리옹⭢안시⭢리옹 근교⭢파리 일정이었다. 대략 2,600km의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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