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에는 참치보다는 꽁치다. 특히나 냉장 돼지고기를 넣고 끓이는 것은 가장 싫어라 한다.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맛이 없다. 냉장 돼지고기 넣었다 자랑하지만 사실 김치찌개에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김치가 익을 정도에서 돼지고기는 설 익은 상태인지라 제맛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바쁜 시간에 30분 정도 돼지고기가 제대로 익기를 바라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저 쥔장의 마케팅에 우리는 속고 있을 뿐이다. 만약에 수육을 먹을 때 10분 정도 삶은 것을 먹으라면 제맛이 날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다들 "No 노노노노 " 할 것이다. 김치찌개에 든 생고기를 얼마 만에 먹을까? ㅎ
가장 좋아하는 것은 통조림에 든 꽁치 넣고 끓인 것이다.
그것도 펭귄표로 말이다.
어릴 때부터 쌓아온 입맛이 그렇다.
펭귄표 꽁치통조림은 사는 게 어렵다. 한두 개 사는 것도 쉽지 않고 배송비까지 감안하면 가격이 개당 4천 원 꼴이다.
쿠팡에서 사기 편한 샘표로 샀다.
1년 묵은 구억배추로 담근 김장김치로 찌개를 끓인다.
물을 끓인다.
끓으면 설탕 조금, 고춧가루를 넣는다.
김치를 넣는다.
통조림의 조미액을 버리고 살만 넣는다(MSG의 맛에 부담이 없으면 조미액 그대로 붓는다)
5분 정도 끓인 다음 먹는다.
쉽다. 참치도 많이 넣는데 꽁치의 고소함에 참치가 따라오지 못한다.
역시나
김치가 맛있으면 당연히 찌개가 맛있다.
여기에 돼지를 넣거나 나처럼 꽁치를 넣거나 하는 것은 맛을 더하는 것일 뿐이다. 일단 김치가 맛있어야 찌개가 맛있다.
1999년이었나 혼자 성남에서 자치할 때였다. 생물 꽁치를 넣으면 더 맛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통조림보다는 생물이 더 맛있겠다는 단순한 생각. 20대의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생물을 넣어 끓였다. 비리고 맛없었던 기억이 났다. 통조림처럼 가시를 씹을 수가 없었다. 식품가공학 전공자가 그제야 통조림의 제조 방법을 떠올렸다. 통에 조미액과 꽁치 넣고 고온고압에서 밀봉한 것이 통조림. 그러니 뼈째 씹을 수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생물은 굽거나 조리거나, 찌개에는 통조림임을 그때 알았다. 쓰리고 아파봐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렇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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