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바뀌면 선수가 바뀐다
교회 벽보에 적힌 한 문장이 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교사가 바뀌면 학생이 바뀐다." 단순한 문장 같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깊고도 무거웠다. 그런데 나는 이 문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바꿔 생각했다. "감독이 바뀌면 선수가 바뀐다." 나는 휠체어농구 감독으로서 선수들과 함께하며 이를 몸소 경험하고 있다.
휠체어농구 팀을 맡은 초기, 나는 선수들에게 강한 의지를 심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미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고, 단순한 지시나 훈련만으로는 변화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 스스로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먼저 선수들의 삶과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자, 그들도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스포츠 감독의 역할은 단순히 전략을 세우고 기술을 지도하는 것 이상이다. 실제로 위대한 감독들은 선수들의 정신과 태도를 변화시킨다.
농구계의 명장 필 잭슨(Phil Jackson)은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과 팀워크를 강조하며 팀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또한, 축구 감독 위르겐 클롭(Jürgen Klopp)은 선수들에게 열정과 신뢰를 심어주며 리버풀을 세계 정상으로 만들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한 지시자가 아닌, 선수들의 내면을 변화시키는 리더라는 점이다.
우리는 흔히 선수들이 실력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지만, 감독이 먼저 바뀌지 않으면 선수들도 변할 수 없다. 지도자의 철학과 태도가 바뀔 때, 선수들은 그 영향을 받고 성장한다. 나는 휠체어농구 감독으로서 이러한 변화를 직접 경험했다. 내 태도가 변할 때, 선수들도 더 큰 꿈을 꾸고 도전하게 되었다.
결국, 변화는 위에서부터 시작된다. 감독이 먼저 변하면, 선수도 변하고, 팀 전체가 달라진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선수들의 인생까지도 바꿀 수 있다. 변화의 시작은 작은 움직임일지라도, 그것이 모이면 거대한 흐름이 된다. 그리고 그 흐름이 사람을 성장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