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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범한츈 May 22. 2018

오스카 시상식을 통해 본 타이포그래피의 중요성

타이포그래피로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까?

2017년 오스카 시상식(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타이포그래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최우수 작품상을 발표할 때 벌어졌는데, 구체적인 사고는 아래의 동영상을 보자.


2017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을 잘못 발표하는 모습


최우수 작품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페이 더너웨이(Faye dunaway)와 워렌 비티(Warren Beatty)는 수상자가 적힌 봉투를 확인한 뒤 작품상 수상작으로 '라라 랜드'를 발표했다. 이에 7관왕이 확정되었던 감독과 스텝들은 무대에 올라 기뻐했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시상자 워렌 비티가 '라라 랜드'가 아닌 '문라이트'가 최종 최우수 작품이라고 번복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되었다.

 

 이날의 사고는 수상자가 적힌 봉투가 시상자에게 잘못 전달되어 발생했는데, 워렌 비티가 전달받은 봉투가 '최우수작품상'이 아닌 '라라 랜드' 엠마 스톤의 이름이 적힌 '여우주연상' 봉투였던 것이다.

 

 이번 실수는 수상자의 단순 말실수가 아니라 행사를 진행하는 스테프가 이미 시상을 마친 '여우주연상'봉투를 파쇄하지 않고, 그대로 다시 페이 디너웨이에게 전달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두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 스테프는 왜 봉투에 쓰인 텍스트를 발견하지 못하고, 다시 시상자에게 전달했을까?

- 수상자인 워렌 비티 또한 왜 봉투에 쓰인 텍스트를 읽지 못했을까?


실제로 발표 때 사용된 봉투를 보면, 그 답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 시상식에 사용된  '여우주연상' 봉투 
실제로 사용된 '최고작품상' 봉투


봉투를 자세히 보면, 하단에 수상명이 너무 작게 표기되어있어, 제대로 보기가 쉽지 않도록 디자인되어있다. 

결론적으로 그대로 전달한 스테프가 잘못이긴 하지만, 수상을 발표하는 사람이 한번 더 텍스트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면, 이렇게 큰 해프닝은 발생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타이포그래피 전문가들은 봉투의 레이아웃과 작은 글꼴이 이 혼란을 가져왔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디자이너들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는데,

레이아웃과 텍스트 크기의 가독성을 높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좌) 기존 봉투 디자인 (우) 수상명을 크게 배치한 디자인

출처 http://www.benjaminbannister.com


최악의 오사카 시상식으로 남았던 작년(2017)을 만회하기 위해,  2018년 3월에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봉투에 눈에 띄게 다른 디자인을 적용했다.





큼직한 글씨와, 명쾌한 해설이 박힌 완벽한 (?)  디자인으로 봉투를 전달하는 스테프도, 시상식을 하는 사람도, 어쩌면 이 장면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절대로 헛갈릴 일이 없겠다.


이번 해프닝은 긴 역사를 자랑하는 오스카 시상식에 큰 오점을 남겼지만, 디자인이 단순히 보기만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위대한 디자인의 힘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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