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말하였다.

by 차의 시간

회사에 육아휴직을 하겠다고 의사를 전달하였다.

나의 상사에게 의사를 전달했다.

"대표님이 안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음.... 글쎄요.... 회사를 나가야 되나요? 저는 지금은 아기를 돌보는 게 우선이라서요."

"아니야 설마 자르지는 않을 거야. 혹시 재택 하라고 하면 할 수 있겠어?"

"아니요. 아기 보면서 일을 동시에 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요. 안된다고 하시면 방법을 찾아봐야죠."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거부하면 소송을 하면서 싸워볼까 아니면 회사를 그만둘까를 잠깐 고민했다. 그러나 이 회사에서 당한 가스라이팅을 생각해보면 이 회사에서의 지난 시간들은 매몰비용으로 간주하고 빠르게 인연을 끊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얽히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입으로는 "방법을 찾아봐야죠."하고 마무리했다.


상사와의 면담이 끝나고 상사는 바로 이 사실을 대표에게 보고했다. 그 기다림의 10여 분동 안 나는 여러 가지 상상을 했다. 정 안되면 퇴사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갑자기 대표가 나를 불렀다. 그러더니 내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 관대한 얼굴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했다.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보장되는 제도이니 거부하면 오히려 자신의 평판만 나빠질 거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의 승인으로 나의 육아휴직은 가정에서 현실이 되었다. 이제 인수인계를 하고 이곳에서의 라이프를 하나씩 정리해나가야겠다. 휴직기간 동안 수입 없이 살 생각을 하니 걱정도 많이 된다. 그래도 살아질 것이다.


휴직기간 동안 아기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많이 사랑을 나누어야겠다. 출산휴가만 하고 바쁘게 복귀하여 일을 하느라 마음도 많이 돌보지 못했고 몸도 많이 상했고(아직도 몸이 시리다...) 아기는 나를 덜 좋아한다.


육아휴직 기간이 돈은 없지만 그래도 삶의 정수를 경험하는 시간이길 바란다. 그리하여 여태까지의 삶은 끌려가듯이 살았지만 이제부터는 오롯이 서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걸어가야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