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와 육아휴직 사이

by 차의 시간

갑작스럽게 친구와 저녁 약속을 잡았다.

오늘도 끔찍한 하루를 보내고 온 나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그간의 회사생활을 얘기해주었다.

"그동안 왜 버텼어. 진작 그만뒀어야지..."

친구의 말에 위안을 받았다. 내가 엄살을 부린 게 아니구나 정말 힘든데 꾸역꾸역 참아왔던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내가 말했다.

"이거 가스라이팅인 거야?"

"언니가 계속 힘든 원인을 언니 자신에게서 찾았다면 가스라이팅인거지."

그래, 이것은 가스라이팅이었다...


"나 다음 주 월요일에 육아휴직 쓴다고 말하게. 더는 못하겠어."

"언니, 근데 지금 내가 들어보니 언니 육아휴직한다고 하면 회사에서 가만 안 둘 것 같아. 잘 알아보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정 안되면 그냥 그만두고 다른 곳 알아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 육아휴직 쓴다고 괴롭힐 거 같은데 그걸로 또 마음 쓰고 에너지 쓰느니 그냥 그만두는 게 낫지 않겠어?"

듣고 보니 그녀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이 회사는 내가 육아휴직을 쓴다고 하면 나를 나쁜 인간으로 만들고 낙인을 찍고 아마 회사를 그만두게 종용할 것 같다. 나도 사실 이 회사랑 빨리 인연을 끊고 싶다. 그런데 소속 없이 이직을 알아봐도 괜찮은 걸까?.... 지난 반년 간 너무 소진되어 이직을 알아볼 에너지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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