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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우정, 나의 소중한 친구

내게는 중학교 2학년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때까지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있다.


5년동안 같은 반을 했던 친구인데 그는 내게 큰 동기부여를 준 친구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우리는 공부보다 놀기를 좋아했다. 서로 장난을 치기도 했고 가끔이 장난이 심해져 다툼을 하기도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시험을 보았는 데 그 친구는 전교 50%안에 들었으나 나는 50%안에 들지 못했다.


담임 선생님은 내게 이 성적이면 실업계를 가야한다고 했었고 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 (지금 생각으로는 실업계에 가서 기술을 배우면 괜찮겠다 싶지만 당시에는 실업계를 가면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했다.)


그 친구에게 묘한 경쟁심을 느꼈다. 친구와 영어학원도 같이 다녔는데 어느 날 그 친구는 단어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다. 나는 5개 정도 틀렸고 이 또한 내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다행히(?)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그 친구와 같은 고등학교에, 같은 반이 되었다.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은 230명 중 128등이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겨우 진학한 내게 어쩌면 높은 등수일 수 있었지만 나는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친했던 그 친구와 거리를 두고 나는 맨 앞 줄에 앉은 공부 잘하는 다른 친구와 친하게 지내려 했다.


그 친구와 더이상 서로 장난은 치지 않았다. 나는 공부잘하는 친구들과 지내면서 어떻게 공부하는지, 수업시간에 어떻게 선생님과 소통하는 지를 지켜봤고 나 또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당시 같이 다니던 영어학원의 선생님이  내게 공부법을 알려주었고 나는 그 방법을 그대로 접목시켰다.


성적은 급속도로 올랐고 2학기에는 전교 30등대까지 끌어올렸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전교 10등까지 끌어올렸다. 그 친구와 나는 계속해서 같은 반이었지만 나는 장난을 치지 않았고 그 친구와 사담도 많이 나누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나는 인문계에서 전교 1등의 내신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내신 점수에 비해 수능 점수가 높지 않았고 나는 내신 점수를 잘 활용하지 못한 채 수능 100% 성적으로 대학을 가게 되었다.


나는 수도권에 있는 대학교에 가게 되었고 그 친구는 전북에 있는 대학교에 가게 되었다.


대학시절 나는 원없이 놀았다. 고등학교 시절 참아왔던 것을 마음껏 펼쳤다.


대학을 졸업 후 그 친구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대학교에 가서 학점관리도 열심히 하고 총학생회에도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


나는 약 7개월의 취업준비생활을 했다. 여러번의 서류탈락에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고 운좋게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일을 시작했다.


우리는 사회초년생 시절 강남의 한 참치집에서 만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그는 내가 고등학교 1학년때 아는 척도 잘 안해주고 중학교때 비해 너무 변해서 서운했다고 이야기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내가 네 덕분에 큰 동기부여를 받았고 좋은 성적을 위해 앞만보고 달리다보니 너에게 서운함을 준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그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그는 이 순간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것만 같았다.


나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고등학교 시절을 되돌아보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그와는 더이상 경쟁관계로 있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그날 소주를 여러잔 마시며 지난 날에 대한 아쉬움도 같이 털어냈다.


나는 그와 약 20년째 친구로 지내고 있다.


그 사이 그와 나는 직장을 다니면서 이직도 하고 사회에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


최근 다른 친구의 결혼식이 있어 우리는 한 숙소에 머물게 되었다. (결혼하는 친구가 우리에게 멀리서 온다며 숙소를 잡아주었다.)


그 친구는 내게 허리가 아프니  준비한 게 있다며 산삼을 꺼내들었다.


갑작스러운 산삼에 나는 당황했지만 친구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학창시절 우리는 서로 장난치는 존재였지만 지금은 서로를 지켜봐주고 힘들 때 도움을 주는 진정한 친구관계로 성장하였다.


친구야, 너의 고운 마음 하나하나가 내게 큰 감동을 준다. 학창시절 책이 없는 친구에게도 선뜻 책을 빌려주던 너는 어른이 되어서도 남들을 배려하고 선행을 베푸는구나. 네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나 또한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다. 우리 항상 건강하고 우정 변치 말자. 고맙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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